[포씨유신문 특별취재팀=김대중 기자, 이동규 기자, 조우성 변호사] 오는 5월 1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추진되는 ‘근로자 추정제’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앞두고 국내 골프장 업계가 '고사(枯死)' 위기에 직면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사)한국대중골프장협회(이하 대중협)와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이하 장협)의 대응 문건을 분석한 결과, 이번 입법이 현실화될 경우 개별 골프장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 손실이 단순한 추측을 넘어 구체적인 '데이터'로 확인됐다. 특히 장협의 시뮬레이션 결과는 업계에 가히 충격적인 파고를 예고하고 있다.
◆ 장협의 경고: "18홀 기준 연간 16.2억 원 추가 지불... 경영 불가능 수준"
이번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장협이 발표한 구체적인 비용 시뮬레이션이다. 장협은 18홀 규모의 골프장에 캐디 80명이 근무한다고 가정할 때, 근로자 추정제 도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상비용 소계가 연간 약 16.2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그 파괴력은 더욱 명확해진다.
- 1인당 연간 추가 비용: 약 2,061만 원 (월 172만 원 추가 지출)
- 실질 인건비 상승폭: 현행 월 보수 약 380만 원에서 552만 원으로 무려 44.5% 급증
- 초년도 리스크: 과거 근무 기간에 대한 소급 퇴직금까지 청구될 경우, 도입 첫해 골프장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캐디 1인당 약 4,000만 원(3,961만 원)에 육박한다.
장협은 이러한 '비용 폭탄'이 골프장의 수익 구조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며, 단계적 적용 또는 시범 운영을 제안하는 등 정부에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소급 퇴직금’ 문제다. 장협은 과거 근무 기간까지 소급하여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경우, 도입 초년도에 골프장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캐디 1인당 약 4,000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시뮬레이션했다. 장협은 이러한 ‘비용 폭탄’이 결국 이용료 인상과 경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단계적 적용 또는 시범 적용을 제안하는 등 보다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압박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 대중협의 방패: "캐디는 골프장 직원이 아닌 '독립 전문가'다"
대중협은 ‘캐디의 개인 사업자성’을 입증하는 법리적 논리에 집중하고 있다. 대중협이 정부에 제출한 건의서의 핵심은 캐디의 노무 제공 대상이 골프장이 아닌 ‘이용자(플레이어)’라는 점이다. 골프장 사업은 ‘코스 시설을 제공’하는 업종이지 캐디의 노무가 필수 구성 요소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특히 대중협은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현재 골프장이 실시하는 안전 교육이나 코스 이용 규칙 안내는 ‘안전 질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관리’일 뿐,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 지휘·감독’과는 엄연히 구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될 경우, 캐디 직종 자체가 소멸하고 현장의 취업자들이 실직 위기에 몰리는 등 사회적 부작용이 막대할 것이라는 ‘사회 불안 요소’를 경고하며 적용 대상 제외를 강력히 건의하고 있다.
◆ 양대 협회의 '동상이몽'과 공통된 '데드라인'
두 단체는 접근 방식에서 '법리'와 '데이터'라는 온도 차를 보이지만, "지금의 운영 방식으로는 공멸한다"는 위기감만큼은 일치한다.
논리적 일치: 캐디피의 직접 수령(이용자로부터 직접 받음), 출퇴근 및 근무 시간의 자율성을 근거로 '독립적 용역 제공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위기 의식: 법안 시행 시 캐디 비용 급증 → 골프장 경영 악화 → 캐디 직종 소멸(노캐디 확산)로 이어지는 파멸적 시나리오를 공통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 접근 방식의 차이점
| 구분 | (사)한국대중골프장협회 (대중협) |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장협) |
| 강조점 | 법리적/제도적 부당성 | 경제적/수치적 파괴력 |
| 핵심 논거 | 지휘 감독 부재 및 개인사업자성 강조 |
- 골프장(18홀, 캐디80명)당 연간 16.2억원 추가 비용 발생 - 1인당 추가 비용 2,061만원 등 구체적 손실액 제시 (실질 인건비 44.5% 상승) |
| 대응 전략 | 법안 적용 대상에서 캐디 제외 강력 건의 | 단계적 적용, 시범 운영 제안 및 산재보험 확대 등 대안적 보호 방안 제시 |
| 위기 체감 | 직종 소멸 및 실직 위험 강조 | 소급 퇴직금 포함 시 초년도 1인당 3,961만원 부담 등 경영적 수치 강조 |
결국 이번 사태의 본질은 "누가 입증 책임을 지는가"에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근로자 추정제는 골프장이 스스로 근로자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16.2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 앞에서도 여전히 '아날로그식 관리'에 머물러 있는 현장의 실태는 협회의 건의를 공허하게 만들고 있다.
이어지는 2부 기사에서는 왜 현재 골프장의 관리 방식으로는 법정에서 이 '16억 원의 폭탄'을 방어할 수 없는지, 그 현실적 한계를 이동규 기자가 짚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