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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특별기획] 문체부·국민체육진흥공단, 골프장 안전점검 매뉴얼 전면 개정…캐디 인권·카트 안전 대폭 강화

왜 지금 개정인가 — 현장의 목소리를 담다
이번 개정의 12가지 핵심 변경 사항
산업안전보건법과의 연계 강화 — 법령 책임 명확히
골프장 현장의 반응 — "실효성이 관건"

 

[포씨유신문=이동규 기자] 골프장에서의 안전사고가 매년 끊이지 않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동 제작·배포하는 '골프장 안전점검 매뉴얼(ABC 매뉴얼)'이 이번에 대폭 개정됐다. 이번 개정은 현장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사고 유형을 반영하고, 그간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캐디의 노동권 보호와 기상 악화 시 카트 안전 기준을 새롭게 정비한 것이 핵심이다.

 

국내 골프 인구가 500만 명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다. 퍼블릭 코스 확대와 스크린골프 저변화에 힘입어 '골프의 대중화'가 현실이 됐지만, 그 이면에는 안전 인프라가 인구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려도 함께 커졌다. 카트 전복, 워터해저드 익사, 타구 부상, 낙뢰 사망 등 골프장 내 중대 사고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협력해 제작·배포하는 '골프장 안전점검 매뉴얼'은 골프장 안전의 이해, 시설 안전, 이동수단 안전, 인적 안전관리, 안전관리체계의 5개 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체육시설 안전점검의 기준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개정은 2023년 개정판에 이어 이루어진 것으로, 실제 사고 사례 분석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내용이 반영됐다.

 

이번 개정 전후 대비표를 분석한 결과, 총 12개 항목에 걸쳐 변화가 이루어졌다.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요약할 수 있다.

 

① 캐디를 '감정노동자'로 명시 — 인권 보호 기준 신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캐디의 법적 지위를 '고객응대근로자(감정노동자)'로 명시하고, 이를 안전관리체계 안에 공식 반영했다는 점이다.

 

개정 매뉴얼은 제5장 안전관리체계 '기타' 항목에서 "캐디는 고객응대근로자(감정노동자)에 해당하며, 고객의 폭언·성희롱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대상"임을 명문화했다. 이에 따라 골프장 운영자는 고용노동부의 '고객응대근로자 건강보호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자체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이 이행 여부를 체크리스트로 확인하는 항목도 신설됐다.

 

또한 제1장에서는 골프장 사업자의 의무를 강화해, 고객의 폭언·폭행으로 캐디에게 건강장해가 발생할 경우 업무 일시 중단, 휴게시간 연장 등 보호 조치를 의무적으로 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제기됐던 캐디 인권 문제가 국가 공식 안전 매뉴얼에 처음으로 반영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② 카트 와이퍼 점검 항목 신설 — '빗길 사고' 예방 강화

 

이번 개정에서 현장 실무자들이 가장 반기는 변화 중 하나는 카트 와이퍼 관련 점검 항목의 신설이다.

 

기존 매뉴얼은 카트 작동 및 고장 점검 항목으로 전·후진, 핸들, 최고속도, 등화장치, 경음기, 타이어 등을 규정했을 뿐, 와이퍼에 대한 기준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천 시 와이퍼가 없거나 고장 난 카트가 운행돼 추돌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했다.

 

개정 매뉴얼은 '와이퍼 고무 마모 상태 및 모터 작동 소음 확인', '전면 와이퍼 미설치 시 추가 설치 가능 여부 점검', '시야 확보가 어려운 우천·폭설 시 플레이 중단 권고'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특히 이에 대한 사고 사례로 '빗길 와이퍼 없는 카트로 인한 추돌사고'가 처음으로 수록돼, 현장의 경각심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③ 추락·전복 위험구간 점검 강화 — '위험지역' 항목 신설

 

개정 전 매뉴얼의 골프코스 점검 항목에는 워터해저드, OB구역, 낙뢰, 뱀·벌 출몰지역 등이 포함돼 있었지만, 카트 운행 중 발생하는 추락·전복 위험구간에 대한 별도 항목은 없었다.

 

이번 개정에서는 '사. 위험지역' 항목이 새로 신설됐다. 굴다리, 급경사, 커브길 등 카트 추락·전복 위험이 높은 구간에 안전펜스, 안전장치, 추락주의 표지판이 설치돼 있는지 점검하도록 했으며, 이를 체크리스트 단계까지 반영해 현장 적용성을 높였다. 아울러 해저드 관련 사고 사례에 '위험시설(굴다리, 급경사 및 커브길 등)에서 추락한 사고' 실제 사례가 추가됐다.

 

이번 개정에서 주목할 또 다른 부분은 산업안전보건법과의 연계다.

 

경영자, 관리감독자, 근무자의 역할 규정에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교육 의무가 명시됐으며, 근로자 및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교육 내용과 시간 기준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별표4·별표5를 준용한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또한 플레이어의 금지 행위로 '캐디에 대한 폭언·폭력·성희롱 자제'가 명문화됐다.

 

골프장은 단순한 체육 시설을 넘어 대형 건축물, 화학물질(농약), 다수의 근로자(캐디 포함) 및 이용객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공간인 만큼, 관련 법령 책임을 매뉴얼에 명확히 반영한 것은 현장 적용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다.

 

ABC 매뉴얼은 'Applicable(적용가능한)', 'Basic(기본적인)', 'Checkable(확인할 수 있는)'의 세 가지 방향성을 표방한다. 골프장 현장에서 핸드북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일선 골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매뉴얼의 내용은 나아졌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참고용' 문서라는 한계가 여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뉴얼 자체에도 "본 매뉴얼의 내용은 법적인 구속력을 갖지 않습니다. 골프장 안전점검을 위한 참고용으로만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골프장 안전 전문가들은 "매뉴얼이 아무리 훌륭해도 실제로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며, "정부의 현장 점검 강화와 함께 우수 이행 골프장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마련이 병행돼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개정의 의미

 

골프장 안전관리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을 전반적으로 긍정 평가하면서도 몇 가지 과제를 지적한다.

 

첫째, 캐디 보호 조항이 매뉴얼에 명문화된 것은 업계 전반의 인식 전환을 이끄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특수고용직 신분인 캐디의 노동권 보호는 매뉴얼 수준을 넘어 법적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둘째, 카트 와이퍼와 위험구간 추락 방지 관련 항목 신설은 실제 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후 대응형' 개정의 성격을 띠고 있다. 사고 발생 이전에 선제적으로 위험 요인을 발굴하는 '사전 예방형' 체계로의 전환이 궁극적 목표가 돼야 한다.

 

셋째, 안전관리위원회를 분기 1회 이상 개최하고, 안전교육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한 규정은 골프장의 자체 안전관리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한 라운드, 제도가 뒷받침해야

 

골프는 넓은 야외 공간에서 장시간 이루어지는 스포츠 특성상 다양한 위험 요인이 공존한다. 고속으로 날아오는 골프공, 기상 변화, 경사 지형의 카트 운행, 워터해저드 등 잠재적 위험은 어느 골프장에나 존재한다.

 

이번 매뉴얼 개정이 골프장 운영자, 캐디, 플레이어 모두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궁극적으로는 '안전한 골프장'이 마케팅 포인트가 아닌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는 문화가 필요하다. 제도와 현장이 함께 움직여야, 비로소 모든 라운드가 안전하게 마무리될 수 있다.

프로필 사진
이동규 기자

- 경력 -
포씨유신문 편집인
(주)포씨유 교육총괄이사
글로벌캐디원격평생교육원 교수
(주)골프앤 교육총괄이사
캐디: 휘닉스파크, 웨스트파인, 골든비치
신입캐디교육: 웨스트파인, 골든비치, 오션힐스
마샬캐디: 리앤리
경기과: 샤인데일
마케팅팀: 몽베르
- 저서 -
초보골프캐디를 위한 길라잡이(㈜골프앤, 2020),
캐디가 알아야 할 모든 것(조세금융신문, 2021)
골프, 이 정도는 알고 치자(포씨유, 2024)
- 자격 및 학력사항 -
골프생활체육지도자, (사)골프협회 정회원, HRD 캐디 강사, 건국대학교 골프마스터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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