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룰 13] 기술과 규칙의 경계에 서다: PGA 투어 거리 측정기 2벌타 사건의 이면

  • 등록 2025.05.04 1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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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 라일리, 경사 기능 사용으로 벌타...시범 운영 중인 첨단 기술 룰의 엄격함 보여줘

 

2025년 5월 3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PGA 투어 이벤트 'THE CJ CUP Byron Nelson' 대회의 2라운드 경기장이 술렁였다.

 

바로 데이비스 라일리(Davis Riley, 미국)가 경기 중 사용한 거리 측정기(Distance Measuring Device, DMD) 문제로 2벌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컷 통과를 위해 한 타 한 타가 절실했던 라일리는 이 벌타로 인해 순위가 크게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지만, 마지막 홀에서 극적인 이글을 잡아내며 가까스로 컷 통과에 성공하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첨단 기술, 때로는 '독'이 되기도

 

골프에서 거리 측정기는 이제 캐디백만큼이나 익숙한 장비가 되었다. 경기 속도 향상과 편의를 위해 아마추어는 물론이고, 최근 몇 년간 프로 대회에서도 특정 로컬 룰 하에 사용이 허용되는 추세이다.

 

PGA 투어 역시 경기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시범 정책의 일환으로 마스터스를 포함한 일부 대회에서 선수들의 거리 측정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조건이 붙는다. 허용되는 기능은 오직 '거리 측정' 뿐이다.

 

코스의 경사(slope), 풍속, 고도 등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을 계산해주는 기능은 반드시 비활성화해야 한다. 이는 코스 컨디션을 읽고 판단하는 선수의 능력을 중요한 변수로 남겨두려는 골프 본연의 정신을 지키기 위함이다.

 

"마음이 내려앉는 순간" - 프로도 헷갈린 첨단 기술의 덫

 

데이비스 라일리의 이번 벌타는 바로 이 '기능 제한'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그는 2라운드 17번 홀(파 3)에서 자신의 거리 측정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경사 기능이 켜져 있는 상태였음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샷 이후 이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 규칙 위반을 신고하며 2벌타를 감수했다.

 

라일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마음이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두 타를 그냥 버리는 기분이었다"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5언더파로 순항하며 컷 통과가 유력했던 그의 스코어는 순식간에 3언더파로 바뀌었고, 순위는 컷 탈락권까지 떨어졌다.

 

그는 이어서 "골프 규칙이 그렇다. 현재 (거리 측정기 허용은) 시범 기간이고, USGA(미국골프협회)도 거리 측정기와 경기 속도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 중이다"라고 덧붙이며, 복잡해지는 룰과 기술 도입의 과도기에 놓인 상황을 언급했다. 라일리는 과거 2013년 미국 주니어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에서도 스스로 규칙 위반을 인정한 바 있어, 평소 정직하고 스포츠맨십을 중시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그의 이러한 면모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평가이다.

 

엄격한 룰 적용, 기술과 전통의 조화는 과제

 

라일리의 벌타 사건은 PGA 투어가 시범 운영 중인 거리 측정기 사용 룰을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경기 속도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목적을 위해 기술 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그 사용 범위에는 명확한 선을 긋고 있으며, 이를 어길 시에는 가차 없이 벌타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첫 위반 시 2벌타, 두 번째 위반 시에는 곧바로 실격 처리될 만큼 강력한 규정입니다.

 

이번 사건은 선수들에게 첨단 장비 사용 시 해당 대회의 로컬 룰을 철저히 확인하고, 장비의 기능을 올바르게 설정해야 한다는 중요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동시에 골프계가 기술의 발전과 전통적인 경기 방식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데이비스 라일리의 거리 측정기 2벌타 사건은 한 선수의 아쉬운 실수였지만, PGA 투어의 기술 도입 시범 정책, 엄격한 룰 적용, 그리고 선수의 스포츠맨십까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기록될 것이다. 앞으로 프로 골프에서 거리 측정기가 어떤 형태로 자리 잡게 될지 주목된다.

김대중 기자 4cu@catto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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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기자

포씨유신문 발행인겸 편집인
글로벌캐디원격평생교육원 원장
전, (주)골프앤 대표이사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 박사과정 수료
일본 국립 쓰쿠바대학 경영정책과 석사과정 특별연구생
미국 UC Berkeley Extension 수료
저서: 캐디학개론, 캐디가 알아야 할 모든 것, 골프 이 정도는 알고 치자, 인터넷 마케팅 길라잡이, 인터넷 창업 길라잡이, 인터넷 무역 길라잡이, 인터넷 무역 실무, 386세대의 인터넷 막판 뒤집기, 386세대여 인터넷으로 몸 값을 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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