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씨유신문=김대중 기자] 5월 1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강력히 추진됐던 ‘근로자 추정제’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의 국회 처리가 결국 불발됐다. 여권은 신속 추진 의사를 재확인했으나 구체적인 본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서, 골프장 업계와 캐디 사회는 초조함 속에 향후 추이를 지켜보는 모양새다.
◆ 골프장 업계, '16억 폭탄' 일단 피했지만... "불확실성이 더 무섭다"
당초 법안이 통과될 경우 18홀 기준 연간 약 16.2억 원의 경상비용 추가 부담을 안아야 했던 골프장 경영진은 일단 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장협과 대중협 등 양대 협회는 법안 처리가 미뤄진 만큼, 캐디의 '개인 사업자성'을 입증할 법리 보강과 경제적 파격력을 알리는 데 더욱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입법이 무산된 것이 아니라 '지연'된 것인 만큼, 오히려 현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경기과의 한 관계자는 "차라리 법안이 통과되어 가이드라인이라도 생기면 대응을 하겠는데, 지금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상황이 경영 계획 수립에 더 큰 지장을 준다"고 토로했다.
◆ 캐디 사회, "권리 찾기" vs "일자리 소멸" 갈등 심화
캐디들 사이에서도 입법 지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근로자로서의 법적 지위와 퇴직금 등 권리 보장을 기다리던 측에서는 정부의 추진력 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입법 강행 시 골프장이 도입할 '캐디 선택제'나 '노캐디 라운드'로 인한 일자리 상실을 우려했던 워킹맘 캐디들은 이번 지연을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아이를 학교에 보낸 뒤 근무하는 '원번반'의 자율성을 잃고 싶지 않은 캐디들은 근로자성 인정이 가져올 '획일적 근태 관리'에 여전히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 전문가 제언: "입법 시기보다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핵심"
로펌 머스트노우의 조우성 대표변호사는 이번 입법 지연에 대해 "입증 책임이 사용자에게 넘어가는 거대한 흐름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의 유예 기간은 골프장이 아날로그식 관행을 버리고 ICT 기반의 시스템적 절연을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법안 처리가 늦어지는 지금이야말로 ▲자율 배정 시스템 구축 ▲캐디 자격 등급제를 통한 전문가 지위 확립 ▲외부 교육기관 위탁을 통한 인적 종속성 해소 등 실질적인 대비책을 완성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한다.
◆ 결론: 공은 국회로... 골프 산업은 '각자도생' 중
근로자 추정제의 국회 처리가 오늘을 넘기면서, 이제 시선은 향후 잡힐 본회의 일정으로 향하고 있다. 여권의 신속 추진 의지가 강한 만큼, 예기치 못한 시점에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입법이 멈춘 사이, 준비된 골프장은 시스템을 선진화하며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고, 준비되지 않은 골프장은 16.2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리스크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2026년 노동절, 필드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