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더 아니카 드리븐 바이 게인브리지 앳 펠리컨(The ANNIKA driven by Gainbridge at Pelican)' 3라운드(무빙데이)에서 유해란(24) 선수가 극적인 경기 흐름을 선보이며 최종일 역전 우승 도전에 나서고 있다. 첫날 단독 1위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던 유해란은, 3라운드를 공동 3위 그룹에서 출발했으나, 라운드 초반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심한 기복을 보였다.
유해란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셋째 날, 버디 7개와 보기 2개, 그리고 치명적인 트리플보기 1개를 엮어 2언더파 68타로 마무리했다.
경기 시작은 불안했다. 3번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한 데 이어, 6번홀(파4)에서는 트리플보기라는 큰 실수를 범했다. 6번홀 트리플보기 상황은 두 번째 샷에 백스핀이 너무 심하게 걸려 공이 그린 밖으로 넘어갔고, 쇼트게임 실수까지 겹치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유해란은 전반 6개 홀에서만 4타를 잃으며 중간 성적이 4언더파 20위권으로 급격히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유해란은 낙담하지 않고 경이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7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아내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고, 9번홀(파3)부터 13번홀(파4)까지 무려 5개 홀 연속 줄버디를 잡아내며 잃었던 타수를 빠르게 만회했다. 아이언 샷이 살아나면서 10번홀과 12번홀에서는 2m 버디를 만들었으며, 13번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핀 1.5m 앞에 떨구며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해설진은 유해란 선수에게 "저력이 있네요"라며 감탄했고, 오늘만 네 타를 잃었다가 다섯 개의 버디를 하면서 오히려 한 타를 줄이는 중요한 플레이를 해냈다고 강조했다.
유해란은 잠시 숨을 고른 뒤 16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하며 무빙데이 출발점이었던 공동 3위 그룹에 잠시 복귀했으나,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3라운드에서 2타(2언더파 68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한 유해란은, 사흘 합계 10언더파 200타를 기록하며 공동 5위로 순위를 마감했다.
유해란은 경기 후 "시작이 좋지 않다고 해서 마무리도 좋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게 골프"라며, "덕분에 시작은 4오버파였지만 결국 2언더파로 잘 마무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해란은 단독 선두 린 그랜트(스웨덴, 14언더파 196타)를 4타 차로 추격하며, 최종 라운드에서 시즌 2승이자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포씨유 한마디: 골프의 극적인 반전
골프에서 초반의 치명적인 실수를 딛고 연속 버디로 만회하는 것은 마치 마라톤 경기에서 선두 그룹을 놓쳤던 선수가 페이스를 유지하며 막판 스퍼트로 다시 선두권에 진입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 번의 실수(트리플보기)로 모든 것을 잃을 뻔했지만,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5연속 버디)으로 다시 레이스(상위권)에 복귀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