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종 엣지리뷰 98] 동물권력
인간과 동물은 본래 평등하며 서로 돕는 관계였다. 늑대는 스스로 가축이 되어 야생을 버리는 대신 인간과의 오랜 동반관계를 유지한다. 고양이는 늑대보다는 늦게 가축화의 길을 걸었고 아직은 인간을 자신들과 동격으로 여긴다. 범고래의 시각에서 보자면 어느 날 불쑥 그들의 삶터에 인간이 끼어든 것이고 잠시 협력관계를 유지했지만 결국 생존을 위협받기에 이른다. 인간의 치명적인 간섭으로 망가진 지구 생태계는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동물을 희생하여 이룬 문명의 발달로 많은 혜택을 받는 지금, 인간은 이제라도 동물과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동물 애호가도 아닌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줄이야. 야만의 시대에 동물들은 단지 인간의 돈벌이와 쾌락의 대상, 정권 유지 수단, 전쟁 병기로 쓰였으며, 문명이 발달한 산업화 시기 이후에는 공해와 오염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기다 못해 멸종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자연계에서는 서로 맞닥뜨릴 일조차 없지만, 순전히 인간의 욕망 충족을 위해 서로 다른 종끼리 목숨을 놓고 싸우는 구경거리이자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역설적으로 오늘날 인간은 생태계 파괴와 같이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의 대가를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