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종 엣지 리뷰 96]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우리는 삶의 어느 시점이든 자신이 정확히 누구인지 궁금해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기 정체뿐 아니라 내 생각이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것이라거나, 자기 팔다리에 이질감을 느끼거나, 심지어 자신은 이미 죽은 목숨이고 육신은 나날이 썩어간다고 믿는 극소수의 사람들도 있다. 정체성과 자아 확립 사이의 혼란을 겪는 청소년기를 거치면서도 우리는 보통 기본적인 자아의식을 잘 지켜낸다. 또 한편으로는 알츠하이머병으로 뇌 손상을 입고 자신을 거의 잃어버리는 경우처럼 우리의 자아 감각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취약하다는 점을 간과하기도 한다. 우리 뇌의 많은 부분은 자신이 온전히 자신일 수 있도록 서로 돕지만, 매우 사소한 손상이나 무해한 오작동으로도 완전히 균형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책은 그런 부류의 ‘비범한’ 인간 자아 여덟 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1장. 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남자. 나는 누구인가? 우리 대부분은 자아, 즉 주체인 ‘나’를 변함없는 존재라 생각한다. 누구나 자기 몸과 마음에 애착을 느끼면서도 정말로 몸과 행동을 통제하고 있는지는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이러한 자아감은 우리 뇌가 공들여 일한 결과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 뇌가 적절한 자아 감각을 제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