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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골프장, 캐디와 ‘근로자 분쟁’ 줄이려면 운영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고용처럼 보이는 운영’부터 걷어내야 한다
당번·배토는 ‘강제 무보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계약서는 ‘도급·위임’, 운영은 ‘자율성’으로 맞춰야 한다
‘캐디 자치회’ 또는 외부 운영 플랫폼으로 구조 전환
‘자율 운영’은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통제가 꼭 필요하다면, 차라리 고용모델을 검토해야 한다

 

[포씨유신문=이동규 기자] 2026년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이른바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넓히고 노동쟁의 대상을 확대한 데다, 정부는 2026년 상반기부터 ‘근로자 추정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골프장 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캐디 운영 방식이 앞으로도 기존처럼 유지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특히 배치, 당번, 순번, 복무 관리처럼 골프장이 캐디 업무를 직접 통제해온 흔적은 향후 사용자성·근로자성 판단에서 더 민감한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은 이미 골프장 캐디에 대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은 인정될 수 있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은 별도로 본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1993년 대법원은 캐디를 노조법상 근로자로 봤고, 2014년 대법원은 당시 운영 실태를 전제로 근기법상 근로자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판단은 ‘캐디가 어떤 방식으로 실제 운영됐는지’에 따라 좌우되는 면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골프장이 통제형 운영을 지속하면 분쟁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골프장이 캐디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 방향을 원한다면, 단순히 계약서 문구만 바꾸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핵심은 ‘위장된 프리랜서’가 아니라 ‘실질적인 독립 사업자 구조’가 실제 운영에서 구현돼야 한다는 점이다.

 

법무법인 세종은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기업은 종전보다 훨씬 강화된 증명 노력을 해야 하며, 계약관계와 실제 노무 제공의 실질을 재검토하고, 근로자성 추정을 뒤집는 데 불리한 업무운용·인력운용 방식을 미리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손봐야 할 것은 골프장의 직접 지휘·감독 구조다. 캐디 배치, 순번 통제, 당번 지정, 복장 지도, 의무 교육, 호출 방식, 결근 제재, 불이익 배정 같은 요소는 모두 “실질적으로 누가 업무를 지배·결정했는가”를 보여주는 흔적으로 남는다. 포씨유신문은 근로자 추정제 대응 차원에서 골프장이 캐디 배치, 순번 관리, 복장 지도, 교육 실시 등 직접 개입하는 행위를 줄이고, 자치회나 외부 시스템을 통한 자율 운영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점은 개정 노조법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골프장이 캐디의 일 배정과 대기 체계, 업무 수행 방식, 불이익 여부를 실질적으로 결정한다면, 형식상 계약 명칭이 무엇이든 사용자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당번과 배토는 업계에서 오래된 관행이지만, 앞으로는 그대로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관련 업계 기사에 따르면 배토 자체는 코스 보호 행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으나, 문제는 그것이 일과 후 강제적·무보수로 운영될 때다. 당번 역시 무보수로 강제되면 시간외 근무 성격의 분쟁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해석이 제시됐다. 

 

따라서 골프장이 선택해야 할 현실적 방향은 둘 중 하나다. 하나는 당번·배토를 캐디 자치기구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선택형 구조로 바꾸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골프장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업무라면 유급화·시간 인정·기준 명문화를 하는 것이다. 업계가 가장 경계해야 할 방식은 “필수로 시키지만 보상은 없고, 거부하면 순번상 불이익을 주는 구조”다. 이런 형태는 노무 통제의 증거이자 분쟁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골프장이 캐디를 독립적 노무제공자로 유지하려면 계약 구조도 보다 정교해져야 한다. 포씨유신문은 서면 계약서에 캐디가 스스로 업무 일정을 결정하고, 다른 골프장에서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으며, 보수는 내장객으로부터 직접 받는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과거 대법원이 캐디의 근기법상 근로자성을 부정할 때 봤던 요소들과도 연결된다. 대법원은 캐디가 골프장과 근로계약을 맺지 않았고, 골프장으로부터 직접 임금을 받지 않았으며, 정해진 근로시간 없이 고객을 상대로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했다는 점 등을 종합해 판단했다. 

 

다만 계약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현장에서 골프장이 호출 시간, 배치 우선순위, 결근 승인, 복장, 장비 사용, 교육 참여, 평가와 제재를 사실상 통제한다면, 계약서의 “독립 사업자” 문구는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 법조계도 근로자 추정제 도입 이후에는 형식보다 실질, 문구보다 운영 데이터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중간지대는 골프장이 모든 것을 직접 통제하는 구조를 버리고, 캐디 운영을 자치회나 별도 운영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배정, 대기, 교체, 휴무 신청, 당번 편성, 공지 전달 등을 골프장 관리자가 아니라 자치회 또는 독립 시스템이 맡는 방식이다. 골프장은 코스 안전과 고객 응대의 최소 기준만 제시하고, 실제 배정과 업무 수락 여부는 캐디 측 자율 영역으로 남겨두는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개정 노조법상 사용자성 판단이 “근로조건별”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골프장이 모든 항목에서 사용자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했는지에 따라 판단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골프장이 정말 독립 계약 구조를 원한다면, 적어도 배치·순번·당번·대기·업무 수락 여부 같은 핵심 운영 영역에서는 직접 결정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면, 골프장은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점을 스스로 입증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자율성을 실제로 보장하는 것뿐 아니라, 그것을 문서와 데이터로 증명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법무법인 세종은 계약관계와 노무 제공의 실질을 재검토하고, 독립사업자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명 방법을 미리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캐디가 스스로 일정 수락 여부를 결정한 기록, 다른 골프장과 병행 근무한 이력, 직접 소득을 관리한 자료, 자율적 교체·대타 운영 기록, 자치회 회의록, 당번 참여의 선택 여부, 별도 보상 지급 내역 등은 향후 분쟁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관리자가 단체 채팅방에서 출근을 지시하고, 복장과 행동을 세세히 명령하며, 불응 시 페널티를 부과한 기록은 사용자성을 강화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업계가 가장 피해야 할 태도로 “실제론 직원처럼 관리하면서, 서류상으로만 프리랜서라고 하는 방식”을 꼽는다. 안전관리, 서비스 품질, 고객 응대 표준화, 근태, 교육, 복무, 징계까지 골프장이 직접 관여해야만 운영이 가능한 사업장이라면, 그 구조는 독립사업자 모델보다 고용모델에 더 가깝다는 뜻이다. 실제로 법원은 근로자성 판단에서 계약 명칭보다 종속성, 지휘감독, 보수 구조, 제재 방식 등 실질을 종합해 보고 있다. 

 

결국 골프장의 선택지는 명확해지고 있다. 자율적 계약 모델을 원하면 통제를 줄여야 하고, 통제를 유지하려면 그에 맞는 고용 책임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성공적인 골프장 운영의 기준이 “얼마나 강하게 관리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분쟁 없이 투명하게 역할을 나누느냐”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자수첩] 골프장이 취할 ‘상생형 5대 원칙’

 

골프장이 캐디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 방향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갈등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관계를 만들고 싶다면 해법은 ‘회피’가 아니라 ‘정합성’에 있다.

 

첫째, 계약과 운영을 일치시켜야 한다.
둘째, 당번·배토의 강제 무보수 관행을 없애야 한다.
셋째, 배치·순번·호출의 직접 통제를 축소해야 한다.
넷째, 자치회·외부 플랫폼 중심의 자율 운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자율성의 증거를 데이터로 축적해야 한다.


이 다섯 가지가 갖춰지지 않으면, 앞으로는 어떤 계약서를 써도 분쟁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프로필 사진
이동규 기자

- 경력 -
포씨유신문 기자겸 부운영자
(주)포씨유 교육총괄이사
글로벌캐디원격평생교육원 교수
(주)골프앤 교육총괄이사
캐디: 휘닉스파크, 웨스트파인, 골든비치
신입캐디교육: 웨스트파인, 골든비치, 오션힐스
마샬캐디: 리앤리
경기과: 샤인데일
마케팅팀: 몽베르
- 저서 -
초보골프캐디를 위한 길라잡이(㈜골프앤, 2020),
캐디가 알아야 할 모든 것(조세금융신문, 2021)
골프, 이 정도는 알고 치자(포씨유, 2024)
- 자격 및 학력사항 -
골프생활체육지도자, (사)골프협회 정회원, HRD 캐디 강사, 건국대학교 골프마스터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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