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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

근로자 추정제 시행 앞둔 캐디들의 대화

 

[라운지, 오후 3시. 경력 캐디 미숙(45)과 엄마 캐디 지원(38)이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지원: "언니, 5월 1일이 얼마 남지 않았어. 진짜 이 제도 시행되면 어떻게 될 것 같아?"

 

미숙: "글쎄. 나는 솔직히 좀 걱정되는데... 장협이 발표한 시뮬레이션 봤어? 18홀 기준으로 캐디 1명당 월 172만 원이 추가로 든다던데. 골프장이 그걸 감당할 리가 없지."

 

지원: "그래도 나는 이 부분은 기대돼. 나 지금 퇴직금이 뭔지 모르잖아(웃음). 그리고 4대 보험도 들어가고... 일반적인 근로자 수준의 보호를 받으면 좋지 않을까?"

 

미숙: "그건 맞아. 근로자 추정제의 핵심이 입증 책임이 골프장으로 넘어가는 거거든. 우리가 뭔가 증명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하지만..."

 

지원: "하지만?"

 

미숙: "하지만 그게 실제로 우리 주머니로는 들어올 거야? 골프장이 16.2억 원 추가비용을 감당하려면 어떻게 될까? 노캐디(무인 카트)를 늘리거나 셀프 라운드를 확대하지 않을까? 그럼 우리가 일감을 잃어."

 

지원: "아... 그거 생각하면 끔찍하네(한숨). 근데 내가 더 무서운 게, 회사가 사용자가 되면 원번반이 사라질 거라는 거야. 지금은 유치원 마치는 시간 맞춰서 1부 말미나 2부 초반에 나가잖아. 그래야 아들이 하원할 때 내가 있어주는데..."

 

미숙: "그거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면 근로시간 관리와 형평성 때문에 획일적인 교대근무제가 강제될 거야. 맞춤형 근무 시간은 없어진다고 봐야 해."

 

지원: "내가 캐디 일을 하는 이유가 그건데... 엄마들이 왜 이 일을 고르는지 알아? 아이 학교 끝나는 시간까지는 자유롭고, 그 이후에만 일을 나가는 거거든. 그게 불가능하면 내가 왜 이 일을?"

 

미숙: "맞아. 그리고 초과라운드 문제도 있어. 지금 나는 월급으로 몇백만 원을 받는데, 따라 다니는 손님들한테 받는 캐디피가 더 많아. 노력하면 월 천만 원도 가능하잖아. 근데 주 52시간이라는 법적 한도가 생기면... 아무리 더 벌고 싶어도 못 번다고."

 

지원: "어? 근로시간 제한까지 생긴다고?"

 

미숙: "응.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니까 당연하지. 그리고 협회 자료 봤어? 초년도 소급 퇴직금만 1인당 4천만 원대래. 그러면 골프장이 정말로 비용 감당을 못 해서 구조적인 변화를 할 수밖에 없어."

 

지원: "그럼... 결국 우리가 잃는 게 더 많다는 건가?"

 

미숙: "지금은 그렇게 보여. 인건비 44.5%나 올라가는데 골프장이 순순히 받아들일 리 없지. 대신에 내가 우려하는 건, 우리가 '근로자'라는 껍데기는 쓰지만, 실제로는 '관리 대상'으로 전락한다는 거야. 경기과에서 우리 캐디를 관리하고 교육하고 휴무까지 통제하는 지금의 아날로그식 방식 말이야."

 

지원: "그러니까 월급은 올라올 수 있어도, 내가 누리던 '자유'는 사라진다는 거네..."

 

미숙: "정확해. 그게 바로 문제야. 지원이가 말한 대로 보호는 받지만, 동시에 자율성을 잃는 거지. 육아와 경제활동을 병행하던 환경, 그리고 내가 노력한 만큼 버는 구조... 그게 다 사라진단 말이야."

 

지원: "그럼 5월 1일... 우리는 정말 행복해질까?"

 

미숙: "모르겠어. 다만 확실한 건, 법적으로는 우리가 '근로자'가 될지 몰라도, 실제로는 골프장과 정부 사이의 타협점이 어디가 될지가 관건이라는 거야. 단계적 적용이 되나? 아니면 ICT 시스템으로 진정한 '독립 전문가'로 전환되나? 그게 우리 미래를 결정할 거 같아."

 

지원: "(커피를 마시며) 어쨌든 준비는 해야겠지. 변호사 말처럼 골프장이 우리를 근로자가 아닌 '독립 전문가'로 만들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해."

 

미숙: "그래. 그게 가장 현실적인 솔루션이야. 그래야 골프장도 비용 부담을 줄이고, 우리도 자율성을 지킬 수 있으니까."

 

[두 사람은 창 밖의 그린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한다. 5월 1일까지 정확히 열흘.]

프로필 사진
조우성 변호사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저자
로펌 머스트노우(Mustknow) 대표변호사
변호사 업무 외에 협상, 인문학 컬럼 작성과 강의를 하며, 팟 캐스트 '조우성변호사의 인생내공', '고전탑재' 진행 중이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및 법학대학원 수료
사법시험 33회
사법연수원 23기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소송부 파트너 변호사
서울중앙지방법원 분쟁조정위원
언론중재위원회 선거기사심의위원
법무법인 한중 파트너 변호사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교육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중소기업자문 특별위원회 위원
대한변호사협회 사내변호사 특별위원회 위원
법률사무소 기업분쟁연구소(CDRI)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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