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매력에 빠져 필드를 찾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시원한 샷과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죠. 하지만 골프에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유독 복잡하고 많은 규칙이 존재하여, 때로는 플레이를 어렵게 느끼게 하거나 동반자들과의 사소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골프 규칙은 단순히 벌타를 주는 까다로운 규정이 아닙니다. 경기의 공정성을 지키고 모든 플레이어가 안전하고 즐겁게 라운드하기 위한 약속입니다. 기본적인 룰 몇 가지만 제대로 알고 있어도 플레이가 훨씬 원활해지고,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라운드 중 가장 자주 마주치지만 헷갈리기 쉬운 핵심 골프 규칙들을 쉽고 명확하게 설명하여, 독자 여러분의 골프가 더욱 즐거워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필드에서 가장 흔한 상황: OB와 페널티 구역
골프 코스에는 플레이가 허용되지 않는 구역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OB(Out of Bounds) 구역과 페널티 구역(Penalty Area)입니다. 이 두 구역은 벌타가 부과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처리 방법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OB (흰 말뚝 또는 선): 코스의 경계를 벗어난 구역으로, 보통 흰색 말뚝이나 선으로 표시됩니다. 볼이 OB 구역에 멈췄거나 OB 선을 완전히 넘어갔다면 OB가 됩니다. OB의 경우 1벌타를 받고, 원칙적으로는 **원래 쳤던 자리로 돌아가 다시 플레이(스트로크 앤 디스턴스)**해야 합니다. 즉, 1타를 치고 OB가 났다면 1벌타를 추가하여 3번째 샷을 원래 자리에서 하게 되는 것입니다.
페널티 구역 (빨간 말뚝/선 또는 노란 말뚝/선): 예전의 '해저드' 구역으로, 연못이나 개울, 습지 등을 포함합니다. 빨간색 또는 노란색 말뚝이나 선으로 표시됩니다. 볼이 페널티 구역 '안'에 있거나 경계를 '최종적으로 횡단'하여 들어갔을 때 적용됩니다. 페널티 구역 역시 1벌타가 부과되지만, OB와 달리 몇 가지 구제 방법이 있습니다.
- 노란색 페널티 구역 (Yellow Penalty Area): 볼이 구역 경계를 최종 횡단한 지점을 기준으로 홀에서 멀어지지 않는 선상 후방에 드롭하고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 적색 페널티 구역 (Red Penalty Area): 황색 구역과 동일한 후방선 구제 옵션에 더해, 최종 횡단 지점에서 두 클럽 길이 이내의 홀에 가깝지 않은 곳에 측면으로 드롭하여 플레이하는 옵션이 추가됩니다.
쉽게 기억하세요! OB는 '코스 밖'으로 나가서 무조건 '뒤로 가서 다시' 쳐야 하고, 페널티 구역은 '위험 구역'에 들어가서 벌타 받고 '꺼내거나 뒤로 가서' 치는 방법이 있다는 점입니다.
볼이 사라졌다면? 분실구와 프로비저널 볼
골프를 하다 보면 애써 친 볼이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분실구(Lost Ball) 상황인데요. 2019년 규칙 개정으로 3분 이내에 볼을 찾지 못하면 분실구로 처리됩니다.
분실구: 볼이 분실구로 선언되면 1벌타가 부과되며, 처리 방법은 OB와 동일하게 스트로크 앤 거리 구제입니다. 즉, 원래 쳤던 자리로 돌아가 1벌타를 더한 타수로 다시 플레이해야 합니다.
분실될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볼이 향했을 때, 플레이 속도를 위해 유용하게 활용되는 것이 프로비저널볼(Provisional Ball)입니다. 자신의 볼이 OB가 되거나 페널티 구역이 아닌 곳에서 분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미리 "프로비저널 볼 치겠습니다"라고 명확히 선언한 후 프로비저널 볼을 쳐두는 것입니다.
- 원래 볼을 3분 안에 찾거나 OB/분실이 아닌 곳에 있다면, 원래 볼로 플레이하고 프로비저널 볼은 집어 올립니다.
- 원래 볼을 찾지 못하거나 OB/분실이 확인되면, 프로비저널 볼이 인플레이 볼이 되며, 프로비저널 볼의 첫 번째 샷에 1벌타가 더해진 타수로 플레이를 계속합니다.
기억하세요! 볼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고 찾기 어려울 것 같으면 꼭 "프로비저널 볼 칠게요"라고 말하고 하나 더 쳐 두세요. 시간을 아끼고 불필요하게 뒤로 돌아가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단, 페널티 구역 안으로 들어간 것이 확실하다면 프로비저널 볼 없이 페널티 구역 룰을 적용해야 합니다.
도저히 칠 수 없을 때: 언플레이어블 볼
볼이 나무 뿌리 밑이나 덤불 속, 돌 틈처럼 도저히 정상적인 스윙으로 칠 수 없는 아주 나쁜 라이에 놓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선수는 언플레이어블(Unplayable)을 선언하고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언플레이어블은 코스의 어떤 구역에서든 선언 가능하며(벙커 안에서도 가능), 선언 시 1벌타가 부과됩니다.
언플레이어블 선언 시 선택할 수 있는 세 가지 구제 방법이 있습니다.
1. 스트로크 앤 거리 구제: 1벌타를 받고 원래 쳤던 자리로 돌아가 다시 플레이합니다.
2. 후방선 구제: 1벌타를 받고 홀과 볼이 있던 지점을 연결하는 선상에서, 홀에서 멀어지지 않는 후방에 원하는 만큼 이동하여 드롭 후 플레이합니다.
3. 측면 구제: 1벌타를 받고 볼이 있던 지점에서 두 클럽 길이 이내의 홀에 가깝지 않은 곳에 드롭 후 플레이합니다.
벙커 안에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다면, 위의 2번과 3번 옵션을 선택했을 때는 반드시 벙커 안에 드롭해야 합니다. (단, 2벌타를 받으면 벙커 밖에서 후방선 구제를 받을 수 있는 특별한 로컬룰 옵션도 있으나, 이는 흔치 않으니 기본 룰만 기억해도 좋습니다.)
쉽게 말해, 내 볼이 너무 안 좋아서 도저히 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언플레이어블입니다"라고 말하고 벌타 하나를 받고 세 가지 방법 중 가장 유리한 곳을 선택해서 꺼내 치는 겁니다.
헷갈리면 벌타! 올바른 드롭 방법
OB, 페널티 구역, 언플레이어블 등 규칙에 의해 볼을 구제(Relief)받을 때, 반드시 따라야 하는 절차가 바로 드롭(Drop)입니다. 2019년 규칙 개정으로 드롭 방법이 크게 간소화되었습니다.
규정: 벌타를 받고 구제 구역을 정한 후, 볼을 무릎 높이에서 똑바로 떨어뜨려야 합니다. 볼이 떨어진 후에는 규칙이 정한 구제 구역 안에 멈춰야 인플레이 볼이 됩니다. 만약 구제 구역 밖으로 굴러가 멈추거나, 구제 구역 안에 멈추더라도 규칙에서 정한 특정 상황(예: 원래 구역보다 홀에 더 가깝게 굴러가는 등)에 해당하면 다시 드롭해야 합니다. 두 번째 드롭한 볼이 또다시 문제 상황에 놓이면 그때는 손으로 놓습니다.
중요! 예전에는 어깨 높이에서 드롭했지만, 이제는 무조건 무릎 높이에서 드롭해야 합니다. 잘못된 높이에서 드롭하면 벌타를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린 위에서는 이것만은! 규칙과 에티켓
홀 마무리를 위한 퍼팅 그린 위에서는 다른 곳보다 규칙이 비교적 관대해집니다. 하지만 점수와 직결되는 만큼 몇 가지 중요한 룰과 에티켓이 있습니다.
- 볼 마크 수리: 그린에 떨어진 볼이 만든 움푹 파인 자국(피치 마크)은 반드시 수리해야 합니다. 자신의 볼 마크뿐만 아니라, 그린 보호와 다른 플레이어를 위해 눈에 띄는 모든 볼 마크를 함께 수리하는 것이 훌륭한 에티켓입니다.
- 루스 임페디먼트: 그린 위에서는 퍼팅 라인 상에 있는 나뭇가지, 돌, 벌레 등 루스 임페디먼트를 손이나 클럽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다른 코스 구역에서는 루스 임페디먼트 제거 시 볼이 움직이면 벌타를 받을 수 있지만, 그린 위에서는 볼이 실수로 움직여도 벌타 없이 제자리에 리플레이스하면 됩니다.
- 깃대: 퍼팅할 때 깃대를 홀에 꽂아 두거나 빼거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억하세요! 그린 위에서는 퍼팅 방해물을 치우는 것이 자유롭지만, 그린 관리를 위해 볼 마크 수리는 반드시 해야 할 의무이자 에티켓입니다.
마치며: 룰을 알면 골프가 더 즐겁다!
지금까지 라운드 중 자주 접하게 되는 몇 가지 핵심 골프 규칙을 살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몇 번의 경험과 복습을 통해 익숙해지면 오히려 룰 덕분에 더욱 공정하고 재미있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오늘 다룬 내용 외에도 다양한 규칙이 있지만, OB, 페널티 구역, 분실구, 프로비저널 볼, 언플레이어블, 드롭, 그린 위에서의 기본 룰만 잘 이해해도 대부분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라운드 중 룰이 헷갈린다면 동반자에게 정중하게 질문하거나, 스마트폰 앱이나 간이 룰북을 참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규칙을 잘 지키고, 동반자를 배려하며, 플레이 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모두가 즐거운 골프 라운드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룰을 친구 삼아 더욱 신나고 유쾌한 골프 라이프를 즐기시기를 포씨유신문이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