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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컬럼

[포씨유신문 칼럼] '지겨운' 골프 비용 구조, 캐디 선택제가 아닌 '전문가 캐디 제도화'가 해법이다

 

최근 JTBC GOLF 유튜브 채널에서 다뤄진 '지겨운 카트비 캐디피, 이제는 대중을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제는 한국 골프 산업의 구조적 모순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해당 영상의 핵심 논의는 카트비의 과도한 가격, 높은 캐디피와 캐디 선택제의 필요성, 그린피 조정의 필요성, 그리고 법인카드 사용 문제 등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한 논의와 함께, 우리는 캐디피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캐디 직업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고자 합니다.

 

1. 골프 대중화의 적(敵), 과도한 카트비와 리무진 카트

 

카트비가 너무 높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며, 카트비 인하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카트비는 6개월이면 감가 상각이 끝나야 하지만, 골프장들은 갖가지 핑계로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카트비 수입은 2024년 기준 1조 50억 원으로, 전체 골프장 매출액의 16%를 차지하는 중요한 수입원이며, 이 때문에 골프장들은 돈벌이를 위해 카트 회전율을 높이려 합니다. 심지어 카트는 1~2년 사이에 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기에, 골프장 오너가 별도의 회사를 만들어 카트를 납품하게 하는 편법 사례도 상당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골퍼의 안전을 핑계로 카트 탑승을 의무화하면서도, 운전만 가르치는 드라이빙 캐디나 마샬 캐디 제도는 제대로 된 캐디 업무를 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있었습니다. 더욱이 2023년부터 도입된 리무진 카트는 5인승 카트피(10만 원)의 두 배인 평균 20만 원을 받으며, 골프를 귀족 스포츠로 회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2. 캐디 선택제에 대한 반론: 전문직 캐디 생태계 강화가 우선

 

캐디피가 높다는 이유로 캐디 선택제나 노캐디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첫째, 캐디피 상승의 근본 원인은 '수요-공급 불균형'입니다.

캐디피가 오르는 이유는 골프장이 캐디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보상을 상향하는 수요와 공급의 원칙 때문입니다. 수도권 캐디피가 17만 원까지 인상된 것도 인력 부족 현상이 낳은 구조적 결과이며, 캐디는 하루 2번 라운드를 뛰면 월 소득 500만 원을 쉽게 벌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수가 엄청나게 부족한 초과 수요 상태에 있습니다.

 

둘째, 노캐디제는 경기 시간 단축의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골프장 측에서는 노캐디 제도가 경기 시간 지연을 초래한다고 주장하지만, 노캐디제가 확산되는 현실에서는 오히려 경기 흐름 지체, 클럽 교체 및 공 찾기 지연, 평균 15~20분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경기 시간을 단축하고 플레이 속도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은 국제적인 룰의 변화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9년 골프 룰이 바뀐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플레이 속도 향상'이며, R&A 룰에서는 권장 스트로크 시간을 40초(첫 번째 선수는 추가 10초)로 규정하고 있으며, 공 찾는 시간도 3분으로 단축시켰습니다. 따라서 경기 시간 단축은 캐디 유무와 무관하게 골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룰 자체가 개선되고 있는 사안입니다.

 

셋째, 캐디는 단순 도우미가 아닌 '전문가'입니다.

캐디의 역할을 단순 '짐꾼'이나 '카트 운전수'로 한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캐디는 클럽 선택 조언, 코스 정보 제공, 안전 관리, 경기 흐름 조율, 심리적 안정 제공 등 복합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전문가입니다. 캐디가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캐디피)은 당연히 지급되어야 합니다.

 

3. 법인카드 사용 문제: 골프 산업의 건전성 확보 필요

 

법인카드 사용 증가는 골프 산업의 고비용 구조를 유지하는 핵심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 문제가 지속될 경우 결국 대중 골프라는 산업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법인 카드로 골프장에서 사용된 금액은 2022년 2조 1,605억 원을 넘어섰고, 2023년에는 전체 골프장 매출액의 28.5%를 차지하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짜 골프가 고비용 구조를 형성하는 주된 이유로 지목됩니다.

 

법인 카드 사용액이 과일 선물 등 비합리적인 고가 마케팅에 활용되는 등 편법이 발생하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일본처럼 손비 인정을 전면 제한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법인 카드 사용 한도를 정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일정 금액(100만 원 등) 이상은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통해 건전한 골프 문화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4. K-캐디의 혁신: 교육, 자격증, 등급제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야

 

캐디 부족과 서비스 품질 문제를 해결하고, 캐디라는 직업을 양질의 전문직으로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캐디 선택제를 확대하기보다 캐디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제도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첫째, 한국의 1캐디 4백 제도를 국제적 표준으로 수출해야 합니다.

한국의 '1캐디 4백 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형태로, 하우스 캐디가 한 팀 4명의 라운드를 전담하는 구조입니다. 이 시스템을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화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우수한 직업 모델로 만들고 국제적으로 활발히 수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포씨유 교재 4권은 베트남어로 번역 출간되어 한국 캐디 교육 콘텐츠의 베트남 진출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둘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한 교육 체계화가 필수적입니다.

캐디는 이미 2007년에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들어갔으며, 2018년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캐디를 포함시켰습니다. 이는 NCS를 기반으로 캐디 교육 훈련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직무능력 중심의 인재를 채용하라는 정부의 의지입니다.

 

현재 글로벌캐디원격평생교육원 등 교육기관에서는 NCS를 기반으로 교재를 만들고, 캐디 자격증(캐디, 글로벌캐디, 캐디지도사, 레프리캐디 등) 제도를 도입하여 체계적인 이론 및 실습 교육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셋째, 캐디 자격증과 등급제를 연계하여 차등 보상해야 합니다.

캐디피가 수도권 기준 17만 원까지 오르면서, 고객들은 그에 걸맞은 서비스 품질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캐디 등급제는 이러한 고객의 불만을 해소하고 캐디들에게 동기 부여를 제공하는 합리적인 방안입니다. 블루원 디아너스CC처럼 캐디 자격증과 등급제를 연계하여 운영하고, 고객 평점 및 경력에 따라 캐디피를 차등 지급하며, 고객이 실력 있는 캐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캐디라는 직업을 일회적인 감정적 서비스가 아닌, 교육-인증-현장 검증을 통해 구조화된 전문 직무로 다루어야 합니다. 정부, 교육계, 골프장 모두 캐디 교육 사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캐디 국가자격증 시대를 앞당기고 캐디들이 합리적인 대우를 받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때입니다.

 

마치 퍼즐 맞추기와 같이, 골프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린피나 카트비와 같은 개별 조각뿐만 아니라, 캐디 교육과 직업적 전문성 강화라는 핵심 조각을 제자리에 놓아야 합니다. 자격은 품질을 만들고, 품질은 신뢰를 만듭니다. 캐디의 자격과 고객의 인식이 함께 올라설 때, 비로소 한국 골프는 대중화의 숙제를 풀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필 사진
김대중 기자

포씨유신문 발행인겸 편집인
글로벌캐디원격평생교육원 원장
전, (주)골프앤 대표이사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 박사과정 수료
일본 국립 쓰쿠바대학 경영정책과 석사과정 특별연구생
미국 UC Berkeley Extension 수료
저서: 캐디학개론, 캐디가 알아야 할 모든 것, 골프 이 정도는 알고 치자, 인터넷 마케팅 길라잡이, 인터넷 창업 길라잡이, 인터넷 무역 길라잡이, 인터넷 무역 실무, 386세대의 인터넷 막판 뒤집기, 386세대여 인터넷으로 몸 값을 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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