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 개요
2024년 6월 27일,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소재 골프장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가 법적 논란으로 이어졌다. 60대 여성 A씨가 동반자 B씨가 친 골프공에 머리를 맞아 사망한 이 사건에서, 2025년 3월 7일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타구자 B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당시 현장에 있던 20대 캐디 C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고는 골프장 내 타구 사고가 단순한 부상에서 그치지 않고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타구자와 캐디의 법적 책임 및 예방 조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타구자와 캐디의 법적 책임
골프는 개인 스포츠지만, 경기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선 타구자와 캐디 모두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번 이천 사건을 통해 법적 책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법적 책임 관계 분석
1) 타구자(B씨)의 책임
B씨는 세컨샷을 치는 과정에서 약 4m 앞에 있던 A씨를 향해 공을 날렸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B씨의 연습 스윙을 착각하고 근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B씨가 주변 상황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점을 과실로 판단하여 기소했다.
이는 형법상 과실치사에 해당하며, 골프 경기에서 타구자는 경기 규칙을 준수하고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판례(2010년 원주 실명 사건)에서도 타구자가 안전 확인 없이 공을 쳐 피해를 입힌 경우 책임이 인정된 바 있다.
2) 캐디(C씨)의 책임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67조 제4호에 따르면 골프장 캐디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되며, 이에 따른 법적 책임과 주의 의무가 있다.
캐디는 주로 골프장 내장객과 한 조를 이루어 내장객을 보조하면서 내장객에게 골프장 코스를 설명해주거나 경기의 진행을 조절하여 주는 등으로 내장객이 골프장 시설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함과 아울러 내장객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부산지방법원 2021. 8. 26. 선고 2020가단317415 판결).
본 사건에서 캐디 C씨가 타구 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수칙 교육을 미이행하고, 적절한 위치 조정이나 경고를 하지 않았다면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
법원은 캐디가 타구 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수칙 교육을 미이행하고, 적절한 위치 조정이나 경고를 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포씨유신문의 '판례로 본 골프장 타구 사고와 법적 책임' 기사에 따르면, 캐디는 플레이어의 스트로크 위치와 주변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위험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원주 골프장 실명 사고에서 캐디가 티박스 앞에 카트를 주차해 피해를 초래한 경우, 업무상 과실치상으로 금고 6개월이 선고된 사례가 있다. 이번 이천 사건에서도 캐디의 소극적 대처가 사고를 막지 못한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3) 골프장 운영자의 법적 책임
골프장 운영자도 시설물 관리 책임과 안전 관리 의무가 있다. 골프장 시설의 관리자 겸 운영자로서 내장객들이 안전하게 골프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안전 교육을 실시할 의무가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8. 12. 선고 2020가단5254375 판결).
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1) 공동불법행위 책임
타구자와 캐디의 과실이 경합하여 사고가 발생한 경우,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부진정연대책임을 질 수 있다. 피해자(사망한 A씨의 유족)는 타구자와 캐디, 그리고 경우에 따라 골프장 운영자에게 공동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판례에 따르면, 골프장 사고에서 타구자와 캐디의 과실이 경합한 경우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된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1. 5. 25. 선고 2018가단228744 판결).
2) 손해배상의 범위
사망 사고의 경우 장례비, 일실수입, 위자료 등이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된다. 특히 60대 여성인 A씨의 경우, 가족 부양 여부, 직업, 소득 등에 따라 일실수입이 산정될 것이다.
사고 예방을 위한 캐디 행동 요령
골프장에서 캐디는 단순히 경기 보조를 넘어 안전 관리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포씨유신문과 관련 판례를 종합해, 캐디가 타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조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위치 관리와 사전 경고
캐디는 플레이어가 샷을 준비할 때 동반자나 자신이 타구 경로에 있지 않도록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 “치셔도 됩니다”와 같은 멘트를 하기 전, 주변 안전을 반드시 확인하고 필요하면 “기다리세요” 등의 경고를 통해 타구를 지연시켜야 한다.
2) 안전수칙 교육
라운드 시작 전, 캐디는 동반자들에게 골프장 내 안전수칙(예: 타구 시 “포어!” 외침, 위험 구역 회피 등)을 간단히 안내해야 한다. 특히 아마추어 골퍼가 많은 경우, 사전에 위험성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코스 위험 요소 고지
홀 간 타구 사고가 빈번한 지점이나 시야가 제한된 코스에서는 이를 플레이어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이천 사고처럼 근거리에서 발생한 경우, 캐디가 동반자의 위치를 사전에 조정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4) 비상 상황 대처
사고 발생 시 즉시 골프를 중단하고 구급대를 호출하며, 골프장 측에 보험 접수 등 후속 조치를 요청해야 한다. 이는 캐디의 신속한 판단이 피해 확산을 막는 데 핵심임을 보여준다.
사고 예방을 위한 법적 제언
1) 골프장 안전 관리 강화
골프장은 안전 시설(CCTV, 안전망 등) 설치와 함께 정기적인 안전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시야가 제한된 코스나 홀 간 타구 사고가 빈번한 지점에 대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
2) 캐디 교육 및 매뉴얼 개발
캐디들에게 안전 관리에 관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비상 상황 대처 매뉴얼을 개발하여 보급할 필요가 있다. 특히 타구 사고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
3) 골퍼 안전 의식 제고
골프를 치는 사람들에게도 안전 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타구 전 주변 확인, "포어!" 외침 등의 기본 에티켓을 철저히 지키도록 해야 한다.
결론
이번 이천 골프장 타구 사망사고는 골프장에서의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사건이다. 타구자, 캐디, 골프장 운영자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안전을 위한 주의의무를 다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캐디는 단순한 경기 보조자가 아닌 안전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안전 관리를 통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또한 골프장 운영자는 시설 관리와 안전 교육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골프 문화 전반에 안전 의식이 고취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