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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캐디] '캡틴' 괴롭힘에 자살한 캐디 . . . 법원 "골프장도 배상"

 

지난 2월 15일 골프장에서 발생한 캐디 인권 침해에 관한 새로운 판결이 내려졌다. 그동안 캐디는 근기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해 안타깝게 세상과 이별을 택한 배모 캐디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가 2년 만에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고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이 사건은 2019년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이래도 가장 진보된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근기법상 근로자에게만 내려졌던 직장내 괴롭힘 금지가 캐디에게까지 적용되었기 때문이며, 2021년 캐디가 산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됨으로써 캐디가 근로자로 인정받은 첫 번째 판래이기 때문이다.

 

이에 본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고인이된 캐디 배모씨의 캐디로서 기록과 직장내 괴롭힘 내용, 각 관련 당사자들의 대응 등을 관련 사건 일지를 통해서 자세하게 들여다 보고자 한다.

 

관련 사건 일지:

 

1. 캐디 배모씨 2016년 5월부터 2017년 9월까지 건국대 법인이 운영하는 경기 파주의 KU 파빌리온 골프장에서 근무, 2019년 7월부터 같은 골프장에서 근무 시작

 

2. 2019년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조항이 시행되었지만 현행 조항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게만 적용됨

 

3. 2020년 8월 28일 캐디 배모씨가 캐디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에 캡틴 성모씨의 괴롭힘 문제들 폭로했지만, 골프장 측은 이 글을 무단 삭제하고 배모씨를 카페에서 강제 탈퇴시켰으며, 이 카페는 캐디들의 근무 순번이나 근무 수칙, 경기과 지시 등이 공유되는 업무 공간이라서 강제 탈퇴는 강제 해고와 같음

 

4. 2020년 9월 14일 캐디 배모씨(당시 27세, KU 파빌리온 골프장에서 1년 2개월 근무) 극단적 선택

 

- 자살 이유: 100여명의 캐디를 지휘 감독하는 경기과 캡틴(캐디 마스터) 성모씨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함

- 괴롭힘 내용: 캐디들이 다 함께 공유하고 있는 무전기로 "뛰어라, 뚱뚱하다고 못 뛰는 거 아니잖아", "네가 진행이 느려 뒷 팀들 다 망쳤다", "오늘 도 또 너냐" 등의 말을 수시로 하며, 공개적으로 모욕함

- 사망전 유족에게 보낸 문자: “내가 왜 이렇게 됬는지 진짜 어무 원망스러워, 내가 약해서 이렇게 된거겠지만 물론 나한테는 유독 심한 사람이였고, 내가 갈 곳 없는 거 알고 더 막 대하는 걸로밖에 안 느껴질 정도로 사람을 쥐락펴락해온 사람이야. 평생 그 사람 못 잊을 거야 아마 . .”

 

5. 2020년 9월 중순이후 유족들 회사의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기 위해 골프장 앞에서 1인 시위 시작

- 골프장 입장: "개인간 갈등으로 발생한 일, 경찰과 노동부에 고발해서 갑질이 밝혀지면 인정하겠다"는 태도

 

6. 2020년 10월 유족들, 중부고용노동지방청 고양지청에 '직장내 괴롭힘'으로 신고

 

7. 2021년 2월 9일 고양지청 "직장내 괴롭힘이 맞지만 관련 규정 적용은 곤란하다" 고양지청은 사용자에게 사건 조사와 조치, 실태 조사 등을 권고하고 사건 종결

 

- 이유: 캐디는 특수고용노동자로 근로지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다. 당시 캐디 배모씨는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을 작성해서 제출했으며, 그 당시 대부분의 캐디는 강제적으로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해야 근무를 나갈 수 있었음

 

8. 2021년 5월 유가족은 "회사가 캡틴이 동생을 비롯한 캐디들을 괴롭힌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동생 등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9. 2021년 7월 1일 캐디 '산재보험' 당연 가입 시작

 

10. 2022년 2월 15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민사1부(재판장 전기흥)는 피고 성씨와 학교법인 건국대학교를 상대로 유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림

 

대법원 판결을 인용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부상 적정 법위를 넘어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그 피해자가 반드시 근로자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다.

 

성씨에게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 인정

- 다른 캐디들도 들을 수 있는 무전으로 지시하면서 공개적 질책을 자주 한 점

- 추가 질책을 피하기 위해 사실상 성씨에게 항의가 불가능했던 점

- 인터넷 카페 글이 삭제되고 탈퇴당하면서 사실상 근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점 등

 

불법행위에 대한 사용자(골프장) 책임 인정

- 배씨를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 법인 소속 직원이 인터넷 게시판 글을 삭제 하고 탈퇴시킨 점

- 성씨의 사무감독에 주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프로필 사진
김대중 기자

포씨유신문 발행인겸 편집인
캐디평생교육원 원장
전, (주)골프앤 대표이사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 박사과정 수료
일본 국립 쓰쿠바대학 경영정책과 석사과정 특별연구생
미국 UC Berkeley Extension 수료
저서: 캐디학개론외 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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