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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관련 법원 판결

[19홀의 변호사 10] 골프장에서 배토 관련 사고: 누구의 책임일까?

'19홀의 변호사'는 베스트 셀러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법원 에피소드를 제공했던 조우성 변호사가 새롭게 연재하는 글이다.

조우성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 외에 협상, 인문학 칼럼과 강의를 하고 있으며, 골프와 캐디 관련 법원 판결을 중심으로 캐디가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캐디 직무를 수행할 때 조심해야 하는 사항과 법률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 준비해서 행동해야 할 사항들을 캐디입장에서 쉽게 설명할 예정이다.

이 글을 통해서 캐디들의 직무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를 바라며, 캐디가 약자가 아니라 준비된 전문가로 다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 편집자 주 -

 

 

사안의 개요

 

2014년 1월 7일 아침, 경주에 위치한 B 골프장의 E코스 15번 홀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골프경기보조원으로 일하던 원고와 D는 골프 코스에 생긴 디보트 마크(잔디 파인 자국)를 보수하기 위해 골프카트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원고가 운전대를 잡고 D가 조수석에 앉아 있었는데, 아스팔트 도로에서 잔디밭으로 좌회전하던 순간 D가 갑자기 카트에서 떨어졌다. D는 머리를 심하게 부딪혀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과 뇌수두증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결국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다. 이 사고로 D의 가족은 원고와 골프장을 운영하는 피고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법원은 두 사람의 책임 비율을 놓고 치열한 판단을 내렸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사고를 넘어, 일터에서의 책임과 안전 문제를 고민하게 한다.

 

법적 쟁점 분석

 

이 사건의 핵심은 부진정연대책임이라는 법적 개념이다.

 

이는 공동으로 피해를 일으킨 사람들이 각자 책임을 지되, 서로에게 구상권(배상한 금액을 나눠 청구할 권리)을 행사할 수 있는 관계를 뜻한다. 여기서 원고는 골프카트를 운전한 사람으로서 불법행위책임(민법 제750조)을, 피고는 골프카트를 제공한 사업자로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제3조)에 따른 책임을 진다.

 

법원은 책임 비율을 정하기 위해 몇 가지 요소를 살폈다.

 

첫째, 원고의 과실은 크지 않다고 봤다.

D는 오랜 경험을 가진 보조원으로 안전손잡이를 잡는 등의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알았어야 했고, 원고는 출발 전에 이를 주의 주기도 했다.

 

둘째, 디보트 마크 보수작업은 골프경기보조원의 본래 업무(고객 경기 보조)를 넘어 골프장 유지·관리에 가까운 일이었다.

 

셋째, 보조원들은 이 작업으로 추가 수입을 받지 못했고, 이익은 전적으로 피고에게 돌아갔다. 마지막으로, 피고의 골프카트 운행 규정은 잔디밭 운행을 금지했지만, 실무에서는 이를 묵인해 왔다.

 

판례에서는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1.3.11. 선고 2016도14415)을 참고해, 과실 비율을 정할 때 단순히 행동만이 아니라 업무의 성격과 경제적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를 통해 법원은 원고의 책임을 20%, 피고의 책임을 80%로 나눴다.

 

사안에 대한 답변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D와 가족들에게 지급한 배상금(146,754,018원) 중 자신의 책임 비율(20%, 132,918,448원)을 초과한 금액(13,835,570원)을 피고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피고가 부담한 금액은 80% 책임 범위 내였기에 추가 구상권은 인정되지 않았다.

 

이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해결되었다:

 

- 책임 비율 결정: 원고 20%, 피고 80%로 책임을 나눔.
- 배상금 계산: 원고가 지급한 금액에서 자신의 책임분(20%)을 뺀 나머지를 피고가 부담.
- 최종 판결: 피고는 원고에게 13,835,57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함.

 

실무에 활용할 Tip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을 위해 실용적인 조언을 FAQ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작업 중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
A: 작업 지시를 내린 고용주와 작업자의 과실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 특히 고용주가 안전교육을 제대로 했는지, 작업 환경이 적절했는지 점검하라.

 

Q: 사고 후 증거를 어떻게 확보해야 하나?
A: 사고 현장 사진, 동료 증언, 작업 지시 내역 등을 즉시 수집하라. 특히 사고 당시의 상황(속도, 경로 등)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Q: 법적 분쟁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작업 전 안전수칙을 문서로 작성하고, 작업자에게 이를 명확히 교육하라. 규정을 위반한 작업 지시는 피해야 한다. ⚠️

 

Summary (요약)

 

이 사건은 골프장에서 발생한 사고를 통해 책임 분담의 기준을 보여준다. 법원은 원고(운전자)의 과실은 20%, 피고(골프장 운영자)의 책임은 80%로 판단하며, 단순히 사고 원인뿐 아니라 업무 성격과 경제적 관계도 고려했다. 핵심은 안전한 작업 환경을 제공할 책임이 고용주에게 더 크다는 점이다.

프로필 사진
조우성 변호사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저자
로펌 머스트노우(Mustknow) 대표변호사
변호사 업무 외에 협상, 인문학 컬럼 작성과 강의를 하며, 팟 캐스트 '조우성변호사의 인생내공', '고전탑재' 진행 중이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및 법학대학원 수료
사법시험 33회
사법연수원 23기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소송부 파트너 변호사
서울중앙지방법원 분쟁조정위원
언론중재위원회 선거기사심의위원
법무법인 한중 파트너 변호사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교육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중소기업자문 특별위원회 위원
대한변호사협회 사내변호사 특별위원회 위원
법률사무소 기업분쟁연구소(CDRI)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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