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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

[유선종 엣지리뷰34] 사는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철학 수업

스토아 학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마음챙김 특강

 

스토이즘을 전공한 철학 교수가 일반 독자들을 겨냥하여 매우 간결한 스토이즘 안내서를 출간하였습니다. 시중에 스토이즘에 관한 많은 책과 기사들이 넘쳐나긴 하지만 불행히도 이들이 종종 철학을 고리타분한 논리학 정도로 잘못 인식시키는 바람에 철학 서적을 강력한 수면 유도제로 변신시키고는 하지요. 그러나 저자는 스토이즘에 대한 주된 오해를 직설적이고 권위 있게 다루면서도 매우 간결하고 실용적인 방법으로 설명합니다. 아마 무덤 속 고대 스토아 철학자들이 이 책의 가벼운 분량에 고마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면서 일이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아가는지 돌아보거나 혹은 마음먹은 대로 굴러가는 부분이 있었는지 한 번쯤은 물어보았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렵고 힘들수록 철학이 답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스토이즘이 우리에게 해답을 줄 수 있을까요?

 

최근 몇 년 사이 책방 서가에 스토이즘 관련 서적이 점차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스토이즘 철학자들은 정확히 무엇을 말했던 걸까요? 저자는 로마 스토익의 거두인 세네카, 에픽테투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핵심적인 생각을 아기자기한 삽화와 함께 엮어 그들의 철학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인생을 헤쳐나가려는 모든 이들이 직면하는 영원한 문젯거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이들의 주안점은 근본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즉, 세상에서 자신의 입지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감정은 어떻게 관리하며 타인에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스토아 학파의 세 거두가 세상에 다녀간 지 무려 2,000년이 지나는 동안 수많은 문명이 생성과 변화를 거듭해왔지만, 인간의 마음 상태에 의해 제기되는 질문은 변함없이 유지된다는 점은 아주 흥미로운 일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의 해답을 더 깊이 파고들어 찾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책 뒷부분의 '참고문헌' 목록은 충분히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또한, 이 책이 야무지고 아담하게 제본되었음에도 페이지 수가 적다 하여 가벼운 내용일 것으로 속단하여 자신에게 속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철학자들의 배경과 가르침을 간결하면서도 쉽게 읽을 수 있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며 건설적인 순서를 미끄러지듯 지나가 적절한 곳에서 연결합니다. 각 챕터의 소제목만 읽어봐도 스토아 철학과 불교 이면의 핵심 메시지 사이에 유사점을 발견하기 시작합니다. 사찰 처마에 그려진 단청 무늬가 서로 얽혀 있으면서도 차이와 경계가 뚜렷하듯, 마치 같은 천에 다른 색조로 물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이처럼 위로와 영감을 주는 스토이즘의 교훈은 참으로 좋은 삶의 철학에 대한 사려 깊은 지침이 아닐 수 없으며,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방식과 더불어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위로와 각성을 담고 있습니다. 사는 게 불안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커피 한잔을 곁들인 철학 수업으로 지혜, 정의, 용기, 절제의 정신력을 강화해 보시면 어떨까요.

 

[골프앤포스트=유선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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