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레저

[유선종 엣지리뷰2] 이제 몸을 챙깁니다

영적인 삶을 원한다면 건강한 신체부터

한 권의 책은 세상을 내다보는 창문과도 같습니다. 창문이 크고 많을수록 세상이 더 잘 보이는 법입니다.

[유선종 엣지리뷰] 코너는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과 나 자신을 위해 읽어두면 좋은 책을 소개해 드립니다.

 

 

우리 몸은 죄가 없다?

 

우리가 흔히 쓰는 몸과 관련된 관용표현부터 살펴보자. 몸을 쓰다, 몸을 버리다, 몸을 던지다, 몸을 바치다, 몸으로 때우다, 몸을 사리다, 몸을 아끼다, 몸을 맡기다 등등. 대체로 몸은 고생을 많이 하는 데 비해 대접이 소홀한 편이다. 이제는 호사를 누려볼 때도 되었다.

우리는 흔히 “가진 거라고는 몸뚱이 하나뿐이니 잘 챙기라”라는 얘기를 많이들 하고 산다. 몸의 어딘가를 다쳐서 아프고 고장이 나기 전까지는 건강을 과신하기도 하고 사소한 증상은 이 정도쯤이야 하고 넘어가기도 한다. 심지어는 안타깝게도 생계를 이유로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큰 병치레로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하나뿐인 몸에게 도대체 우리는 왜 이러는 걸까?

평범한 우리(?)처럼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과로와 폭식으로 건강이 무너져 심각한 지경까지 갔다가 몸이 깨어나는 경험을 한 이후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난다. 그가 얻은 결론은 바로 ‘마음이 몸이고 몸이 곧 마음’이며 이 과정을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세밀한 표현으로 알려주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예전에 ‘내 몸 사용설명서’라는 저서가 한때 유행한 적 있었다. 주로 대증요법의 관점에서 상당히 관찰적이고 분석적인 내용과 효과적인 의약품 사용 및 건강관리법으로 호응을 얻었다. 그에 비해 이 책은 저자가 망가진 몸을 일깨워 새사람이 되면서 직접 경험한 내용을 서술하였기 때문에 독자에게 다가오는 체감 공감도가 훨씬 더 높다.

게다가 정신과 의사가 지닌 해박한 지식이 몸을 느끼게 되는 과정에 더해져 쉬운 이해에 지렛대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몸 챙김에 앞서 한때 서점가에 유행하던 마음 챙김에 관한 내용이 일부 언급되기도 하는데 결국 시각만 다를 뿐 몸과 마음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이제는 마음챙김을 실천할 때

 

당시만 해도 화두가 신체보다는 주로 정신세계에 주목하는 추세였고 외국인 저자의 번역서 위주였던 마음 챙김 서적을 일독한 후에도 이렇다 할 울림은 별로 느끼지 못했던 반면, 이 책은 큰 부담 없이 당장 실천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 적용 가능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청소년층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증후군 판정이 늘어나는 추세와 관련하여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

뇌는 아래에서 위로, 그리고 뒤에서 앞으로 발달합니다. 뇌는 기능적으로 뒤통수에서 이마의 방향으로 후엽, 중엽, 전엽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중략) 후엽의 중심은 감각, 중엽은 감정, 그리고 전엽은 이성입니다. 이 순서대로 뇌가 발달하기 때문에 학습 과정은 이 방향에 따라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유아와 아동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감각과 운동입니다. 이를 제대로 익혀야 뇌의 발달이 이루어지고 그다음 학습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중략) 감각과 감정이 아닌 인지 중심의 교육을 너무 이른 나이에 과도하게 하기 때문.. 우리는 이미 그 부작용을 겪고 있습니다.. 정작 사회성과 관련해서나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는 데 매우 서툰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53~54쪽)

문명화된 생활을 한다는 이유로 지금 이 순간도 우리는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모순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몸을 함부로 대하고 병들면 도리어 몸을 탓하는 아이러니를 지적하면서, 그러나 온정 넘치게 푸근할 것으로 심히 추정되는 목소리로 독자들을 살살 달래가며 몸을 잘 이해해 보도록 이끌어준다.

 

 

마음챙김은 곧 따뜻한 주의를 기울인다는 뜻

마음 챙김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라면 그곳에 이르는 길이 바로 몸 챙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몸 챙김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순간순간 따뜻한 주의를 몸에 기울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냥 주의가 아니라 따뜻한 주의라고 한 것은 몸을 수단으로 대하지 않고 삶의 동반자로 대한다는 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68쪽)

저자는 자기 몸의 현재 상태를 먼저 파악하고, 따뜻한 주의를 기울여 몸을 더 잘 돌보아주며, 일상에서 몸이 보내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몸을 자각하고 존중하여 드디어 몸이 깨어나면 우리의 삶도 깨어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가톨릭의 영적 스승인 토마스 머튼의 말 ‘영적인 삶을 살기 이전에 네 삶을 살아라’를 인용하며 몸이 곧 영혼임을 깨달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친절하게도 저자가 각 챕터의 마지막 장마다 정리해둔 요약만을 보아도 큰 도움이 된다. 자기 삶을 제대로 사는 법, 차분히 실천해보자.

 

[골프앤포스트=유선종 칼럼리스트]

관련기사

6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포토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