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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

[유선종 엣지리뷰3] 세대 공존의 기술

요즘 것들과 옛날 것들의 탈꼰대 공존법

한 권의 책은 세상을 내다보는 창문과도 같습니다. 창문이 크고 많을수록 세상이 더 잘 보이는 법입니다.

[유선종 엣지리뷰] 코너는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과 나 자신을 위해 읽어두면 좋은 책을 소개해 드립니다.

 

 

꼰대는 누구나 될 수 있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은 내각 대신들에게 공작, 백작 등 작위를 대량 수여했다. 경술국치 이후 우리나라의 이완용 등 친일파들에게도 각종 작위를 주었는데 이 중 백작이 프랑스어로 콩테(Comte)였고, 이들이 자신들을 일본식 발음으로 '꼰대'라 자랑스럽게 칭하면서 온갖 상놈 짓을 저지르자 백성들이 이를 비웃으며 '꼰대 짓'이라 말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이 꼰대라는 단어도 세분되어서 '굉꼰(굉장한 꼰대)', '젊꼰(젊은 꼰대)' 등 신조어도 생겨났고 조직 내 권위를 이용해 자기주장대로 내키는 대로 밀어붙이는 사람을 의미하게 되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일관된 태도를 보이며 실제로 회사 발전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존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19년 6월 '기업문화와 기업경쟁력 콘퍼런스' 참가자 500명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 91%가 "현재 기업문화로는 경쟁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답했을 정도다.

이런 풍토에서 기업 컨설팅과 인재개발 분야에 정통한 저자가 책 제목처럼 세대 간 갈등을 공존으로 바꿀 실천적 방안을 내어놓았다. 군대식으로 바꾸어 표현하면 ‘세대 공존용 야전 교범(Field Manual)’ 쯤 되겠다.

 

이를테면 전시에 적과 아군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대신, 한 공간에 여러 세대가 존재하면서 생기는 격차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전 행동요령이랄까?

저자는 오랜 세월 인재개발 분야에서 얻은 풍부한 경험과 노련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야전 교범답게 대단히 세밀한 설명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 관한 각종 연구결과와 저서들을 예시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음을 밝히며 그 유형과 탈출 방법을 다루고(1장), 세대 갈등의 원인과 유형들을 정리하고(2장), 세대별 업무 인식 차이와 상황을 알아보며(3장), 세대별 소통 관련 인식 차이와 상황을 살펴보며(4장), 세대별 바람직한 역할과 세대 간 공존을 위한 방안을 정리한다(5장).

 

 

세대간 갈등 극복은 서로 이해 뿐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세대 간 갈등은 60년대 이후 산업화 시대에서 최근의 정보화 시대로 변화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이 이를 인식하고 수용하기에 너무나 속도가 빨라 미처 따라잡지 못해 생기는 문화 내적 지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첨예하게 드러나는 세대 간 갈등을 상세히 소개하는 동시에 효과적인 대응 방법을 함께 제시하면서, 세대 구분은 어디까지나 인간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니 맹신하지 말아야 하며, 세대 갈등에 역기능이 있는 만큼 존재하는 순기능을 슬기롭게 활용하여야 하며,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려는 목적은 후배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줘야 하기 때문임을 역설한다.

 

 

세대 공존을 잘 다룬 영화 ‘인턴’이 좋은 예가 되겠다.

 

전통세대이자 인쇄소에서 수십 년을 일하고 은퇴한 60대의 '옛날 것' 로버트 드니로는 인생의 노련미가 넘치고 지혜와 유머 감각을 갖춘, 본받을 만한 어르신이다. 그는 주택난을 겪는 젊은 동료에게 동거를 제안하기도 하고 꼭 필요한 말이 요구될 때만 조언하며 말보다 실천이 앞서는 사람이다. 복장은 늘 정장 차림이며 과거 먹고 살기 위해 고된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한편 유명 인터넷 의류업체로 급성장한 회사의 사장인 '요즘 것' 앤 해서웨이는 사업 의욕이 충만하고 도전정신으로 헤쳐나가려는 의지를 갖춘 30대 밀레니얼이다. 그녀는 어머니와 딸과 아내와 사장의 역할에 지쳐 있을 때 나이 든 인턴에게 도움을 청하고 조언을 수용하는 방법을 알게된다.

 

물론 미국이 한국보다야 훨씬 위계 수평적 사회라는 요인도 있으나, 이들은 서로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장점을 받아들이는 공통된 자세를 지녔다.

 

세대 공존의 핵심은 결국 '요즘 것들'과 '옛날 것들'이 서로 이해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세대 간 차이점을 알기 쉽도록 간단한 도표와 삽화를 매우 잘 활용하고 있으며, 표지 색상이 밝은 오렌지색으로 산뜻한 인상을 주어 새대 공존에 대한 긍정적 색상 이미지를 주고 있다. 한편 요소별로 세분한 제목 아래에 첫째, 둘째, 식으로 나열하여 간결하고 깔끔하나 자칫 단순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겠다.

 

비록 나의 일터가 시대의 변화상을 가장 빨리 체감하는 직종은 아니지만 이제 밀레니얼들이 사회 인적 구성상 여러 면에서 대세인 점은 분명하다. 세대 공존을 다룬 이 야전 교범을 통해 다양한 세대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명쾌한 해법을 익혀가길 희망해본다.

 

[골프앤포스트=유선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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