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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

[유선종 엣지리뷰 64] 배드민턴 전술 교과서

알고 즐기면 더욱 재미있는 운동의 세계

 

작년에 학교에서 선생님들끼리 결성한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배드민턴에 입문하게 되었다. 본래 취미 활동에는 별도의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이 필요한 법인데 다행히도 학교 환경이라 언제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근사한 체육관과 무슨 운동이든 최소 고수인 체육 선생님들의 친절 자상한 지도 덕분에 지금은 어설프나마 규칙에 따른 복식 경기를 즐기고 있다.

 

첫날 장난감 같은 학생용 라켓을 빌려 쓰다가 신발과 라켓만큼은 꼭 제대로 된 것을 갖춰야 한다는 권유에 따라 하나둘 마련해 제법 구색도 갖추었다. 살다 보니 때로는 팔랑귀가 이렇게 좋은 면도 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혼자서도 라켓 그립을 갈아 끼우거나 바닥에 떨어진 셔틀을 허리 구부려 줍지 않아도 라켓으로 떠올리는 간단한 마술(?)을 흉내 내기도 한다. 여세를 몰아 이번 학기 클럽 활동으로 배드민턴반을 결성했더니 수용 가능한 인원을 한참 넘기고 말았다. 세상 좋은 건 애들이 먼저 안다더니 대체 이까짓 배드민턴이 뭐라고….

 

 

이 책은 배드민턴 경기를 본격적으로 즐기고자 하는 애호가들에게 제격인 전술 안내서이다.

 

사실 이제 겨우 하이클리어 자세가 잡혀가는 얼뜨기 동호회원 필자에게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산전수전 다 겪어 본 저자가 설명하는 고급 전술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훌륭한 전술이라도 초보자에게는 실제 경기나 일대일 지도를 통해 배우고 몸에 익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치 훈련소를 마치고 겨우 소총 사격을 할 줄 아는 신병에게 낙하산 침투 임무를 주는 격이랄까?

 

이 책은 가장 기본적인 클리어, 드롭, 스매시, 언더, 헤어핀, 푸시, 리시브, 포핸드 등 샷(타격법)의 활용법을 설명하는 1장, 기본-실용-상황별 단계로 단식과 복식의 경기 운용에 필요한 전술을 각각 알아보는 2장과 3장, 시합 환경과 상대 유형별 공략법과 기선을 제압하는 심리 전술을 다루는 4장으로 구성되었다. 실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책 뒷부분에 제공되는 게임과 선수를 분석하는 양식을 활용한다는 점은 사실 약수터급 동호인에게는 경이로운 발견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전술 교과서로서의 장점을 꼽으라면, 단연코 산뜻한 색상의 그림과 풍부한 입체감이라 하겠다. 3차원 공간을 오가는 셔틀콕의 궤적 운동 특성상 아무래도 평면보다는 입체적인 설명이 이해하기 수월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다음 장점은 뛰어난 실력을 지닌 전직 선수 출신의 코치로부터 개인 교습을 받는 것 같은 사실감이다. 최근 복식 경기에서의 위치이동(로테이션)을 배웠는데, 말로만 설명을 듣다가 이 책의 그림을 보니 상대 팀의 대응에 따라 전위와 후위의 움직임과 담당 영역이 변화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머리로 아는 것과 코트에서 몸으로 직접 부딪쳐 전술을 응용해 보는 것 사이의 격차가 쉽게 좁혀질 리 없다. 오랜 기간 코치로부터 레슨을 받고 꾸준히 연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오래도록 만만찮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등산, 축구와 더불어 3대 생활 스포츠로 불리는 배드민턴이라는 운동은 알면 알수록 어렵고 부상의 위협도 만만치 않지만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동네에 없던 단골 한의원이 생기고 침과 뜸을 맞느라 지출하는 금액도 적지 않다. 온몸을 돌아다니는 통증을 마주할 때마다 더는 이 재미난 운동을 못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 종목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운동을 통한 성장의 기쁨이 아닐까. 그립을 제대로 쥘 줄도 모르던 사람이 꾸준한 연습으로 조금씩 하이클리어 비거리를 늘리고 동료들과 경기를 즐기기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A조에 속하는 동료 체육 선생님으로부터 자세가 잡혔다는 칭찬을 받으니 성취감이 여간 아니다. 아직 전술적인 움직임으로 경기를 즐기는 단계는 못되지만, 일상에 이만한 즐길 거리가 또 있을까 싶다. 배드민턴 동호인에게는 꼭 필요한 경기용 교과서로 추천해 드린다.

 

[골프앤포스트=유선종 칼럼니스트]

프로필 사진
유선종

현, 서울 우신고등학교 영어과 교사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학 석사
신촌 토스트마스터즈 클럽회장 역임
숙명여대 TESOL대학원 9기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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