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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

[유선종 엣지리뷰22] 하버드 인생학 특강

한 번 뿐인 우리 인생,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

 

‘경영학의 아인슈타인’이라고 알려진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크리스텐슨 교수는 야심 찬 경영학 석사들에게 경영과 혁신 이론들을 적용하여 튼튼한 회사를 세우는 방법을 가르쳐왔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이러한 경영 모델들이 사람들의 더 나은 삶에 도움이 되리라는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지난 2010년, 그는 하버드 경영대학 종강일 연설에서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제시하며, 그의 기업 연구를 바탕으로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가는 일련의 지침을 내놓았다. 

 

당시 개인적으로 매우 강렬한 회상의 시기, 즉 그의 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간 것과 똑같은 종류의 암을 막 극복해 낸 직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것은 매우 의미심장했을 뿐만 아니라 무척 기억할만한 연설이었다.

 

그가 질병과 싸우면서 던졌던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좀 더 절박하고 날카로워졌으며, 자신의 가족, 친구, 학생들과 함께 통찰력을 공유하고자 하였다.

 

이 선구자적인 책에서 클레이튼 교수는 일련의 질문들을 연달아 내어놓는다.

 

자신의 지나온 경력이 만족스러웠는지 어떻게 확신할까?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지속적인 행복의 원천이 됨을 어떻게 확신할까?

나의 성실함을 훼손하지 않고 감옥에 가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은 그가 던진 질문들을 크게 사회생활, 관계, 좋은 삶에서 찾는 행복 찾기라는 세 영역으로 나누었고 각각 세 개의 질문을 합하여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하였다. 만일 기업을 경영하는 방식을 깨우쳤다면 인생은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존재이니 그에 합당한 경영을 통해 평가받을 것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담으로부터 성취 의욕이 충만한 이들이 종종 어떻게 불행으로 이어지는 인생의 덫에 빠져드는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1장. 무엇이 우리를 춤추게 하는가

흔히 영업사원들에게 실적을 올리기 위한 자극으로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성과에 대해 경제적 보상이 주어지는 인센티브 이론이 있다. 그러나 세상은 돈만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인센티브에 반대되는 ‘2요인 이론’ 또는 ‘동기 이론’에 따르면 ‘위생 요인’과 ‘동기부여 요인’을 상호 다른 종류로 구분한다.

 

우리를 깊이 만족시키는 요인은 도전적인 일, 인정, 책임 및 개인적 성장이다. 

 

중요한 건 돈이 직업적 불행의 근본 원인이라는 게 아니다. 실제 그렇지도 않다. 문제는 돈이 다른 모든 것보다 중요한 우선순위가 되면서 생기기 시작한다. (p.54) 경영자로서 동기 이론을 적용한다면 직원들에게도 동기부여 요인을 갖게 해야 하며, 진정한 행복을 위한다면 의미 있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공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질 기회를 계속 찾아야 한다. (p.57)

 

2장. 의도적 전략과 우연한 기회를 잘 활용하는가

1960년대 일본 자동차 회사인 혼다 경영진은 할리 데이비슨, 트라이엄프 등이 장악하였고 고속으로 장시간 운행하는 미국 대형 오토바이 시장에 진출하였으나 누유가 발생하는 치명적 결함으로 퇴출의 위기에 놓인다. 그러나 Super Cub 이라는 소형 오토바이 주문이 늘어나면서 우연한 기회에 ‘오프로드 오토바이족’이라는 전혀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게 된다. 한편 저자가 MBA 1년 차일 때 언론사 편집인이 되어보고자 의도하였으나 '우연한 기회에' 컨설턴트로 5년 일한 후 또한 '우연한 기회에' 대학 교수로 일하게 된다.

 

저자는 자신에게 적합한 최고의 기회가 무엇인지 알아보려면 ‘전략이 효과를 보게 만들려면 무엇이 사실로 판명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의 던져보고,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부터 이해하고 사회에 진출하기를 권하고 있다. (p.83) 사실 이 부분은 반듯한 일자리의 개수가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동시에 중산층마저도 세습되는 추세인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면 수긍은 하지만 일반화하기에는 참 어렵다는 느낌이다. 

 

3장. 나의 자원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여기서 자원으로 번역된 단어는 사실 ‘역량’ 또는 ‘보유자산’ 정도로 보아도 좋을 듯하다. 장수하는 기업들은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는 노력보다는 장기적 성공으로 이어지는 노력을 더 선호한다. 인생에서도 이루고자 하는 분명한 목적과 전략을 세우고 적절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임의로 여유시간이 생겼을 때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가족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지 묻고 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의 행복을 위함이라는 뜻.

 

4장. 문제가 생기기 전, 관계에 투자하는가

성공한 기업들은 처음부터 적절한 전략을 갖고 있어서 성공한 게 아니다. 그보다 원래의 전략이 실패한 뒤에도 방향을 바꿔서 또 다른 전략을 시도할 수 있는 돈이 있어서 성공한 것이다. (p.115) 사업의 성공을 위해 가진 모두를 걸었던 어느 사업가는 가족과 친구들을 등한시하여 모두 그의 곁을 떠나갈 때까지 사업에만 몰두한다. 우리가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관계에 투자할 필요를 느낄 때까지 투자를 미룬다면 이미 너무 늦어질 것이므로, 관계가 결실을 보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필요를 느끼기 전에 먼저 투자하는 것이다. (p.128)

 

기업의 성공 밑천이 돈이라면 가족에게는 함께 하는 시간으로 해석된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주저 없이 투자하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5. 상대를 이해하고 헌신하는가

‘해야 할 일 이론’이란 상대방이 끝내기를 원하는 일이 있을 때 이를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으로, 소비자의 입장을 잘 파악하여 단시간 내 조립 가능한 중저가 가구를 판매하는 이케아, 식사 대용 음료수이자 아빠들의 인심 아이템인 밀크셰이크, 부자유친을 실천하는 12분 게임 등을 사례로 들고 있다. 결혼 생활로 보자면 배우자로서 해야 할 일을 올바로 하는 게 행복한 결혼 생활의 결정적 비결이다. ‘내 아내가(또는 남편이), 내가 어떤 일을 해주기를 가장 바라는 걸까?라고 자문해 보라. (아 맞다 마나님께서 저녁에 퇴근했을 때 집에서 먹을 밥이 있어야 마음 놓인다고 하시었다. 얼른 밥 짓자...) 

 

 

6. 아이가 도전을 겪을 때 함께하는가

컴퓨터 부품 일부를 대만의 중소기업인 아수스에게 외주하여 비용을 아끼게 된 미국의 유명 업체인 델. 이후 외주범위를 너무 넓힌 나머지 핵심기술마저 잃고 상표뿐인 제조업체로 전락함. 가능하면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해결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성취감과 자긍심을 느낌. 아무리 의도가 좋더라도 부모의 역할을 점점 더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기 시작하는 순간, 무엇보다 중요한 능력일 수 있는 가치를 아이들이 개발하게 도와줄 소중한 기회를 점점 더 잃게 된다. (p.180) 

 

아기가 걷다 넘어졌을 때 스스로 털고 일어날 시간, 십 대가 실수를 저지른 후 반성하고 만회할 시간을 주지 못하고 싸커 맘, 헬리콥터 맘처럼 부모가 조급한 마음에 아이들의 몫을 빼앗는다면 아이들은 성장할 수 없다. 아이들은 그들이 배울 준비가 됐을 때 배운다.

 

7. 경험의 학교에 입학시켰는가

부모에게 용기 있는 결심은, 아이에게 더 어렵지만, 더 가치가 있는 인생의 경로를 밟게 만드는 것. 부모에게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아이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경험을 하게 도와주려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쌓는 데 도움이 될 적절한 경험을 찾아라. 당신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 중 하나가 될 것이다.

 

8. 보이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가

아이들에게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일할 때 자랑스럽다고 말해주는 문화가 중요하다. 부모로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아이들이 올바른 일을 했을 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면서 가족의 문화가 결정된다. 일단 결정된 다음에 가족 문화를 바꾸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흔한 ’가화만사성‘ 가훈처럼 화목한 가정은 행복한 인생에 절대적이다.

 

9. ’이번 한 번만‘이라는 유혹을 이겨내는가

자신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신을 회유한다면 약속은 앞으로도 언제든 깨지게 된다. 인생에서는 본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한 번만‘의 유혹에 굴복한다면 나중에 분명 후회할 것이다. 인생에서 불편한 도덕적 양보를 했을 때 초래되는 결과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엇보다 처음부터 그런 양보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p.250)

세계 유명 기업들의 일화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저자는 이런 도전적인 질문에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업을 인생이라는 단어로 치환하였을 때 발견하게 될 심오한 교훈들을 들려주고 있다. 영감과 지혜로 가득한 이 책은 부모, 학생, 기업 임원 등 모든 계층의 독자들에게 성공적인 인생을 향한 길라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당신의 인생,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

 

[골프앤포스트=유선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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