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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

[유선종 엣지리뷰21] 당신의 뇌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조바심을 대하는 가장 과학적으로 올바른 우리의 자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서두르는 법, 즉 조바심이라는 주제를 뇌 과학으로 풀어낸 책이다.

 

그간 접해왔던 뇌 과학 관련 분야 책들의 저자가 거의 다 의학자 또는 뇌 신경 분야의 전문가들이었다면, 특이하게도 이 책의 저자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25년간의 기업 근무 이후 경제적 압박을 어렵사리 견디며 자신을 임상 시험의 대상으로 하여 독학하다시피 뇌 과학을 공부한 사람이다.

 

덕분에 내용은 알기 쉬운 서술문체로 술술 읽히며 분량과 비교하면 비교적 단시간 내에 독파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저자가 드러내기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신의 흑역사를 과감히 공개하여 나의 뇌를 보는 시간, 즉 조바심을 다스려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자 한 점은 극명한 사례 전달과 진정성 면에서 후한 점수를 쳐주고 싶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과 함께 체계적인 전개 방식으로 전체 8개의 장으로 구성되었고, 각 챕터의 하위제목만 읽어보아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일상을 위협하는 조바심을 정의하면서 간단한 조바심 테스트를 제공하고(1장),

정신적 장애로까지 발전되는 조바심이 삶에 미치는 (악)영향들을 살펴보며(2장),

조바심을 떨쳐버리기 위한 뇌 습관을 3단계로 제시하며(3장),

자신감 향상을 위한 훈련방법을 살펴보고(4장),

긍정적 사고로 뇌를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며(5장),

모든 조바심의 원천인 게으름 차단법을 살펴보고(6장),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야만 하는 이유를 제공하며(7장),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있다(8장). 

 

심리학과 뇌 과학 분야의 관련 전문 용어들과 기존 학자들의 주장도 친절히 예시를 들어가며 잘 설명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내용 이해를 돕는 도표와 그림 자료가 적절히 배치되어 있으며 특히 3장의 경우 본문 말미의 산뜻한 파란색 상자에 다루어진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구성방식이 돋보인다.

 

각 장의 내용을 조금만 들여다보기로 하자.

 

1장.

본디 조바심이란 농작물인 조를 타작하여 수확하는 바심이 결합한 것으로, 타작에 들이는 힘과 노력에 비하여 적은 소출량 때문에 마음 졸이는 일을 조바심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차례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졸이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남에게 들키거나 그런 타인들의 모습을 목격한다. 정해진 시간과 목표 또는 성과 등을 맞추고 비교하고 욕망하는 조바심으로 자신의 영혼과 신체를 시나브로 좀먹고 있다. 이런 바보짓은 이제 그만두자고,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30문항짜리 조바심 테스트를 받아보고 자신의 조바심 지수를 확인해보자.

 

2장.

단어 뉘앙스 차이에서 보듯 조급함(impatient, impetuous)과 조바심(anxiety, nervousness, worry)은 매우 다르다. 조바심은 해야 할 일 또는 이루고 싶은 일이 있으나 시간의 제약이나 압박으로 결과가 잘못될 것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나타난다. 단순히 성격이 급해서 또는 인내심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p.19) 만성적인 조바심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불안감을 일으키는 범불안장애(GAD), 공포증(phobia), 공황장애(panic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및 분리불안장애 등도 있다.(p.60)

 

3장.

즉각적으로 조바심에서 탈출하는 방법으로 1단계, 자신이 조바심을 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2단계, 적극적인 심리적 대응을 통해 조바심을 억누르며 3단계, 조바심에 탈피할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한다.(p.99~101)

 

4장.

자신감 저하의 원인은 선천적 기질과 학습된 효과로 나뉘며, 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실천 가능한 최소한의 목표 설정하기, 고유의 성취 경험 쌓기, 자신의 숨겨진 모습 발견하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대하기, 시각화를 통해 암시하기, 운동으로 뇌 활동시키기, 파워 포즈 잡기 등의 방안으로 무의식과 잠재의식에 자신감을 각인시킨다. 

 

5장.

3단계 인지행동 취하기로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로 바꿔나갈 수 있다. 1단계, 머릿속에 떠오른 부정적 사고를 기록하고 2단계, 부정적 사고를 반박하며 3단계,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로 바꾼다. 조바심 치유에 도움이 되도록 인생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는 방법으로는 후회하고 자책하지 않기, 긴 안목으로 미래 내다보기, 낙관적인 믿음 가지기, 좋은 기억 활용하기를 추천하고 있다.

 

6장

뇌는 편안함을 즐기고 게으름을 추구하려는 속성 때문에, 해야 할 일이 떠오르면 그것을 방해할 만한 구실을 찾아낸다. 그리고 5초가 지나고 나면 해야 할 일을 행동에 옮기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그가 행동을 강화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은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무엇이든 5초 안에 실행해야 한다. 이른바 ‘5초의 법칙’이다. (p.241) 경험상 5초간의 망설임을 해결하는 데에는 병장 말년의 요요현상은 좀 아쉽기는 해도 숨 쉴 틈도 없이 몰아치던 군대만 한 환경은 없었던 것 같다. 챕터 말미의 게으름 수준 파악하기 6문항짜리 질문을 활용해보자.

 

7장.

욕심, 질투, 비교, 열등감 같은 감정은 조바심의 좋은 먹잇감이다. SNS 사용량을 줄이면 타인과의 비교에 노출될 시간을 원천봉쇄할 수 있고, 감사일기를 꾸준히 쓰기만 해도 우울감이 낮아진다.

 

8장.

Logic Tree를 활용하여, 해야 할 일을 목록으로 시각화한 후 각 과제별로 1, 2, 3차 해결방안을 강구하면 풀리지 않는 일 사이의 조바심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렵다면 중요도와 시급도를 변수로 한 그래프를 작성하여 실행하면 도움이 된다.

맺는말에서 저자는 땅속에서 4년을 죽은 듯이 씨앗 상태로 지내다가 5년이 되는 해 단 6주 만에 15미터씩 뻗어 나가는 모소대나무를 소개하면서 조바심을 물리치는 지혜를 전하고 있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성경 말씀까지는 아니더라도, 조바심에서 벗어나기만 해도 행복한 인생을 보낼 수 있다는 저자의 경험담에 귀 기울여 보심이 어떨는지. 더욱이 조바심에서 놓여나고 싶은 독자라면, 일독을 권해 드린다.

 

[골프앤포스트=유선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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